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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부동산신탁 신규 인가…메기 될까

10년 만에 부동산신탁 신규 인가…메기 될까

신영·한투·대신 예비 인가…NH와 에이엠은 탈락
11곳에서 14곳으로 늘어…차입형 토지신탁 시장 확대 전망
“부동산 신탁사 핵심 시장 진출 활발해지는 순기능 기대”
  • 등록 2019-03-03 오후 5:30:44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10년 동안 신규 진입이 없던 부동산 신탁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하게 됐다. 신영자산신탁·한투부동산신탁·대신자산신탁(가칭, 이름순)이 부동산 신탁업 예비인가를 따냈다.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NH농협부동산신탁과 에이엠자산신탁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예비인가를 받은 세 곳은 본인가 후 2년간 업무 경험을 쌓고 나면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에 진출하게 된다. 새로운 경쟁사의 출현으로 기존 11개 업체가 과점 구도를 형성했던 부동산신탁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곳 예비인가…2년 경험 쌓으면 차입형 토지신탁 허용

3일 금융위원회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열고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 금융위는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 정책 일환으로 부동산 신탁업 신규 인가 추진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예비인가 신청접수에서 신영자산신탁·제이원부동산신탁·대한자산신탁·한투부동산신탁·연합자산신탁·큐로자산신탁·에이엠자산신탁·대신자산신탁·더조은자산신탁·부산부동산신탁·NH농협부동산신탁·바른자산신탁(이상 가칭, 신청서 접수순) 12곳이 신청서를 냈다. 금융감독원은 민간전문가 7인으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를 통해 지난달 28일부터 3박 4일간 심사를 진행했다.

이번에 예비인가를 받은 세 곳은 자본시장법령상 요건을 충족하고 사업계획 등이 다른 곳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영자산신탁의 경우 부동산 개발·분양·임대·관리 전 과정의 지속 서비스 제공, 종합재산관리 플랫폼 구축 등 사업 계획 혁신성이 인정을 받았다.

한투부동산신탁은 부동산신탁과 핀테크·정보통신기술(ICT) 결합을 통한 서비스 제공으로 2030세대로 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대신자산신탁은 도심공원·창업클러스터 조성 등 사업 계획 공공·확장성이 높이 평가됐다.

반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해 다양한 부동산 관련 투자 경력을 보유하고 있고 금융지주 차원에서 인적, 물적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NH농협부동산신탁은 예비인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또 마스턴투자운용과 이지스자산운용, 키움증권, 현대차증권, SK디엔디 등 부동산 전문운용사와 증권사, 부동산개발사업자 등 다양한 업태의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가 기대감을 높였던 에이엠자산신탁 역시 탈락했다.

금융위는 사업 확장성과 혁신성, 안정성 등을 감안해 이들 세 곳을 예비인가했다고 설명했다. 예비인가를 받은 업체는 앞으로 6개월 내에 관계법령상 요건에 부합하는 임원을 선임해 본인가를 신청하게 된다. 금융위는 내용을 심사해 한 달 내에 본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본인가를 받은 후 2년이 지나야 차입형 토지신탁 업무를 할 수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신탁회사가 개발사업부터 사업비조달까지 수행하는 방식으로 단순히 토지를 위탁해 관리하는데 머무는 관리형 토지신탁과는 차이가 있다.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있는 만큼 업무경험을 충분히 쌓은 후에 차입형 토지신탁에 나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만일 이 기간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 이상 조치를 받으면 해당 업무가 일정 기간 추가 제한된다.




◇금융위 “메기 기대”…수도권 등 핵심 시장 진출 수월해질 듯

부동산 신탁은 지난 1991년 처음 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11곳이 인가를 받았다. 신규 사업자가 등장하는 건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금융위는 이번 인가를 통해 부동산 신탁시장 활성화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5개의 신탁사가 새로 진출한 후 차입형 신탁시장은 고성장세를 보였다. 2010년 1조5000억원 규모였던 차입형 신탁시장 규모는 2013년 2조9000억원으로 93% 증가했다. 다만, 분양시장에서 차입형 신탁 비중은 7% 수준에 그친다.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절한 진입정책으로 그동안 법적 한계와 인지도 부족으로 신탁사가 진출하기 어려웠던 수도권 등 핵심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는 순기능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를 통해 신규진입의 효과와 시장 경쟁상황을 꾸준히 점검할 방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예비인가업체는 부동산 신탁시장의 ‘메기’가 되도록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구축·운영하고 안정경영에 노력해야 한다”며 “금감원은 본인가 심사를 철저히 하고 부동산 신탁회사 건전성을 차질 없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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