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고시간 | 2018/03/04
올해 말 사업 기한 종료…경기관광공사, 토지 매각 방침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10년 넘게 공터로 남아있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문 인근 영화도시개발지구(관광지구) 개발이 결국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수원 화성 옆 문화관광지구 '영화지구' 모습(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경기관광공사와 수원시가 2004년부터 문화관광지구로 개발을 추진 중인 수원 영화지구 부지 모습. 현재 이 부지는 공영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2018.3.4.
사업계획 기간이 올해 말로 마무리될 예정인 가운데 낮은 용적률 등으로 민간기업의 사업참여 가능성이 여전히 희박하기 때문이다.
4일 경기관광공사와 수원시에 따르면 두 기관은 2004년 화성 장안문 동쪽 부지 2만500여㎡를 화성 관광의 거점으로 공동 개발하기로 협약한 뒤 2005년 이 지역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도 및 중앙 토지수용위원회 수용 재결을 거쳐 2007년 경기관광공사가 사업부지 중 1만3천800여㎡를 265억원에, 수원시가 6천600여㎡를 100억여원에 토지주들로부터 매입했다.
두 기관은 민간기업 등을 참여시켜 이곳에 관광공사 사옥과 화성관리사무소를 포함해 다양한 관광 관련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07년과 2011년 두 차례 사업참여 희망 민간기업을 공모했으나 무산됐다. 사업부지가 문화재인 화성 성곽에 인접해 있어 5층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는 데다가 용적률도 200%로 제한돼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었다.
사업부지에서 문화재 등이 출토될 가능성이 커 건축 행위 등이 상당 기간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민간업체 참여의 걸림돌이 됐다.
경기관광공사와 시는 민간사업자 참여를 유도하려고 지난해 말 용적률과 건폐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계획을 변경하려 했으나 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부결돼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에 따라 사업 기간이 종료되는 올해 말까지 10개월 사이에 민간기업 참여 유도 등을 위한 획기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착공이 어려워 이 지구 개발은 무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기관광공사는 올해 말까지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유동성 자금 확보를 위해 내년 이 사업부지 내 공사 소유 토지를 공동 사업자인 수원시에 매각하거나 법에 따라 원소유주에게 되판다는 계획이다.
경기관광공사는 지난해 행정안전부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상태여서 이 부지를 매각해 유동성 자금을 확보해야 할 처지이다.
시민단체들은 경기관광공사가 소유 토지를 원소유주들에게 되팔 경우 화성 성곽 주변에 일반 건물이 우후죽순 들어서 난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이 부지를 공영주차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시가 부지를 모두 매입, 세계문화유산인 화성 성곽에 어울리는 문화관광지구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관광공사는 "민간기업들이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용적률 등을 높이거나 수원시가 모두 사들여 개발하는 등의 돌파구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관광공사는 현재 이 부지를 매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수원시는 "이 지구를 어떻게 개발할지 경기관광공사와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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