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6. 역사·문화·이야기 살아 숨쉬는 ‘수원남문시장’
옹기종기 9개 시장… 볼거리·살거리 9배
못골종합시장 전경 |
이렇게 조성된 시장은 지동천을 따라 수원 팔달문 앞에 오목조목 있는 9개 시장을 하나로 묶어 ‘남문시장’이라 명칭을 붙였다. 지동시장, 팔달문시장, 영동시장, 미나리광시장, 못골종합시장, 시민상가시장, 남문패션1번가시장, 구천동공구시장, 남문로데오상가시장 등 9개 시장이 한 데 뭉친 이곳은 장터 저마다 풍성한 이야기가 흘러 넘쳤다.
■ 9개 전통시장 1천300여 점포
볕더위가 이른 아침부터 찾아온 7월의 어느 날, 정오가 되기 전인데도 수원남문시장에는 활력이 넘쳤다. 한여름의 더위를 날려주는 듯한 지동천엔 사람들이 오가며 이른 점심을 즐겼고, 전통시장마다 손님을 맞으려 분주한 상인과 북적이는 고객으로 시끌벅적했다.
팔달문시장으로부터 동쪽으로는 지동ㆍ미나리광ㆍ못골시장 등 식재료 중심 시장이, 서쪽으로는 영동시장ㆍ남문패션1번가 등 옷과 생필품 중심 시장이 들어선 이곳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수원의 명물이다.
70여 곳의 점포가 모여 공구를 판매하는 구천동공구상가부터 250여 곳의 옷가게, 음식점, 카페, 노래방 등이 입점해 한때 수원 젊은이들의 낭만의 장소였던 남문로데오상가시장, 채소부터 과일, 생선, 떡, 전어물 등 식료품 강자 못골종합시장과 미나리광 시장, 멋을 아는 이들이 찾는 의류 전문 시장 시민상가시장, 한복과 양장, 침구류 등을 판매하는 영동시장, 농수산물뿐만 아니라 순대 특화 골목으로 이름난 지동시장, 각종 의류와 분식 등 먹거리, 신발, 가방 등을 판매하는 팔달문시장까지 저마다 강점을 내세워 고객을 유혹하고 있었다.
수원남문시장에 들어서는 화성어차 |
못골종합시장은 외부에서 벤치마킹하려고 오는 시장으로 이름이 났다. 상인들이 직접 DJ를 맡은 ‘못골시장 라디오스타’를 비롯해 활성화된 상인회, 상인교육으로 남다른 고객 서비스를 내세워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다.
미나리광 시장은 골목골목 숨어 있는 점포를 만나는 재미가 있다. 시장규모는 작지만, 상인들이 최상의 품질의 농산물 등을 판매하며 숨어 있는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또 순대곱창으로 유명한 지동시장과 다양한 예술을 한복 판매점, 젊은 상인들이 입점한 청년몰을 최근 개장한 영동시장은 예술적 감각까지 시장에서 엿볼 수 있다. 그동안 중장년ㆍ노년층이 주로 찾는 곳이 시장이었다면, 수원남문시장은 젊은이들의 중심지로 바뀌고 있다.
영동시장의 청년몰에 앞서 올 4월 영동시장과 지동시장 사이에 있는 지동교에는 청년창업 푸드 트럭 존이 들어섰다. 야간에는 지동시장의 순대골목, 푸드트레일러, 청년몰, 팔달문 통닭거리까지 골목 두루두루 젊은층에게 인기있는 장소로도 거듭나고 있다.
푸드트럭 |
장을 걷다 보면 단순한 시장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수원시와 각 상인회가 깨끗한 시장, 오고 싶은 시장으로 만들려고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도 한몫 한다. 지동시장을 너머로 수원화성이 둘러싸고 있고 흐르는 지동천과 시장 중앙에선 흥겨운 문화행사가 수시로 열린다.
시장이 화성 성곽 길 중 유인한 단절 지점과 진입로에 있어 성곽 길 여행을 하는 시작점이 된다. 그렇기 때문일까. 이곳엔 단순히 장을 보러 오는 손님뿐만 아니라 외국인, 여행객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날 박성빈 씨(25)는 진주에서 장거리 여행을 와 시장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있었다.
박 씨는 “수원화성을 둘러보려고 왔는데, 남문시장이 여행 필수코스라고 해서 왔다”며 “화성 성곽을 시장에서 볼 수 있는데다 팔달문과 지동천까지 시장보다는 멋스러운 옛날 장터 느낌이 나 신기하다. 먹거리도 많고, 재미난 구경거리도 많은 것 같다”고 만족했다.
수원남문시장은 이제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도약하고자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돼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각종 기반시설, 대표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30일 1차년도 사업이 종료됐으며, 올해 2차년도 사업을 준비 중이다. 수원 남문시장을 수원의 역사·문화관광 자원과 연계해 외국인이 찾고 싶은 ‘오감만족(볼거리·먹거리·즐길 거리·살 거리·쉴 거리)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수원천개울치기 풍물패. |
못골시장에선 조선시대 저잣거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못골시장 90여 개 점포의 지붕을 기와로 교체하고 점포 전등을 청사초롱으로 바꿔 왕이 만든 시장이라는 역사적 가치를 부각했다. 간판은 분합문(마루나 방 앞에 설치하여 접어 열 수 있게 만든 큰 문) 형태로 제작하고, 전통적인 글자 모양을 살린 현수막과 조형물도 설치해 저잣거리의 분위기를 연출해 전통시장만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금박체험장에서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도 있다. 영동시장 입구에서 건너편에 있는 팔달문 고객지원센터 2층에는 정조대왕의 숨결이 살아있는 시장의 상징을 살려 금박체험 장소를 마련했다.
전통 책갈피에 간단한 문양을 입히는 책갈피 금박체험과 옻칠이 된 젓가락에 금박을 입히는 ‘젓가락 금박체험’을 누구나 체험할 수 있다. 올 4월부터 6월까지 두 달여간 동안 700여 명이 다녀갈 만큼 인기를 끌었다. 올가을께 다시 문을 열 계획이다.
수원남문시장은 이처럼 전통시장의 전통은 최대한 살리고, 고객을 위한 현재의 다양한 즐거운 요소를 접목하며 발전하고 있다.
최극렬 수원시상인연합회장(지동시장상인회장)은 “낮에는 기존의 고객이 많이 찾는 시장, 야간에는 젊은시장으로 변신해 주야간 모두 활성화 된 시장을 만들려 한다”면서 “앞으로 화성어차를 시장에서 출발할 수 있게 매표소도 만들어 시장 고객이 화성관람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인만큼, 많은 관심을 갖고 수원남문시장을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정자연기자
수원야행, 한 여름밤의 추억 푸드트럭, 맛있는 음식 ‘유혹’
이것저것 둘러볼 것 많은 수원남문시장을 걷다 보면 어느새 배가 출출해진다. 이때 지동 순대타운이나 청년 푸드트럭존에 들러 맛 탐험을 하는 것은 어떨까. 한여름밤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리고 싶다면, 수원남문시장에서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여름나기가 한층 더 즐거워질 테니 말이다. 지동교 인근에서 들려오는 푸드트럭과 문화공연에서 나오는 흥겨운 노랫소리, 사람과 사람의 대화, 성곽과 지동교의 풍경이 어우러진 이곳은 하루를 즐겁고 소박하게 보내는 장소로 최적이다.
■ 시장에서 관광과 체험을…
수원남문시장은 세계문화유산에 둘러싸인 곳이다. 9개 시장만이 가진 다양한 개성에 빠져보고, 인근 행궁동 공방거리의 아기자기한 공예품도 둘러볼 수 있다. 다음 달 11~13에는일 수원화성 일원에서 ‘밤빛 품은 성곽도시, 수원야행(밤 여행)’도 열린다. 시장과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며 한여름밤의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 한여름밤의 작은 축제… ‘푸드 트레일러’ 야시장
시장 중심부인 팔달문 옆 차 없는 거리 120m와 지동교 광장 양방향 60m 구간에는 청년 푸드트럭이 운영된다. 해가 뉘엿뉘엿 지려고 할 때쯤 이곳엔 코끝을 사로잡는 음식들이 선보여진다. 운영시간은 매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이며 메뉴는 샌드위치ㆍ버거 등 청년층이 선호하는 길거리 음식이 있다. 맛만 좋은 게 아니다. 푸드트레일러 고유의 분위기와 젊음의 자유로움이 어우러져 작은 파티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 수원영동시장 ‘한복투어’
수원영동시장에는 4대째 가업으로 한복을 짓는 장인이 있을 만큼 한복특화 시장이다. 알록달록한 한복을 맞추려고 매년 명절이면 영동시장 한복 집은 아이, 부모, 결혼을 앞둔 부부 등 손님으로 가득 찬다. 외국인 관광객이 수원화성 투어 전 종종 이곳에 들러 한국의 전통을 엿보기도 한다. 이곳에선 한복맵시선발대회도 열린다. 매년 팔달문 시장거리축제 첫날에 열리는 이 대회에서 한복맵시아가씨로 선정되면, 일 년 동안 영동시장의 한복 홍보대사 역도 맡는다.
■ 젊은 상인 열정 ‘28청춘 청년몰’
청년과 시장이 만나 ‘헉’ 소리 나는 대박을 꿈꾸는 곳이다. 영동시장 2층에 자리 잡은 28청춘 청년몰에는 청년 상인 39명이 꾸리는 26개 점포를 만나볼 수 있다. 청년 일자리창출과 시장 활력을 위해 들어선 청년몰엔 푸드존과 함께 화성을 본뜬 예술품 등 주얼리 판매점, 사진점, 빵집, 레스토랑 등이 운영되는데 어느 것 하나 평범한 곳이 없다. 청년상인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담긴 상품을 보며 재미와 시장 안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정자연기자
-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 ➀경제활성화➁수맥과건강➂(알림,광고,홍보), > *전통시장 종합. 소상공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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