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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염태영( 前 수원특례시장

‘염태영’ 꽃길과 흙길 무엇이 기다릴까

‘염태영’ 꽃길과 흙길 무엇이 기다릴까


김만구 prime@joongboo.com 2017년 04월 27일 목요일
          
  

과거 염태영 수원시장은 민생정치의 상징이었다. 낡은 정치의 밑동을 허물려 했다. 일벌레처럼 주어진 과제를 성실히 수행했다. 염시장은 더민주 당론으로 어린이 보육예산(누리과정)의 편성·집행을 거부할때 그와 반대로 긴급 예산을 준비했다. 수원 시민 우선 주의였다. 이 때문에 염 시장은 당론을 따르지 않는 불편한 존재가 됐다. 반대로 이는 염 시장의 용기처럼 비춰졌다. 수원시의 핵심사업인 군공항의 화성 이전 발표와 문재인 대선후보 공약에 수원시의 100만도시 이상 법례 특례화 추진 사업이 포함된 것도 3선을 준비하는 염시장에게 큰 호재다. 이런 호재를 이용해 측근들이 염비어천가를 부른다.

호재가 충만(充滿)했던 것인가. 현 정권 국정농단에서 드러났듯, 염시장 측근의 달콤한 속삭임은 오히려 염 시장을 구렁텅이로 몰아가고 있다. 염 시장을 붕 뜨게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집권 7년차정도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내가 해봐서 알아’라는 오만증후군과 ‘자신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허리가 굽혀지지 않는 마법’이 염 시장에게도 엿보인다. 수원시청과 지역 정가 일각에서 염 시장의 비난여론이 존재하는 이유다.

지역정치권 한 인사는 ‘염 시장은 지금 (비서가 차문을 열어주기 전까지는) 자신의 손으로 차문도 못 연다’고 했다. ‘배가 너무 나온 것 아니냐. 악수할 때 표정이 굳어있다. 말이 많아졌다. 권위적이다’라는 혹평이 들린다.

심지어 수원시청에서 최순실 국정농단의 수원시판인, ‘외부측근 시정농단’이 자행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염 시장을 후원했던 한 인사 등 외부인사가 시청 인사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 등 카더라식 통신이 쏟아진다. 염 시장 주변 인재풀이 적어, ‘산하기관에서 문제가 돼 퇴직했던 측근을 회전문 인사로 채운다. 특정 인사가 산하기관을 수 년간 독식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오만이 겸손을 억눌려, 자신이 선의라고 생각한 것들이 자신도 모르게 악의로 변질되면서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박정희 키드’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최태민을 강원도 인제 산골(21사단)로 유배, 격리한 것은 전 전 대통령입장에서는 선의였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악의로 간직돼 ‘사돈의 팔촌 재산까지 압수수색’하는 전두환 추징법을 만들게 했다. 염시장도 이런 비판과 카더라 통신을 타 세력이 자신의 7년간의 업적(선의)을 악의로 포장하려 한다고 치부할 수 있다. 때문에 염 시장은 여전히 또다시 꽃가마를 타고 꽃길을 걸을 기대에 부풀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불행히도 120만 수원 시민은 역대 수원시장에게 3선의 기회를 준 적이 없다.

대법원서 뇌물수수 혐의를 벗은 심 전 시장은 무소속으로 2차례에 걸쳐 수원시장을 지냈으나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는 뇌물수수 건을 집중 공략한 김용서 전 시장에게 밀려 낙선했다. 2선의 김 전 시장도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해 출마를 포기했다. 김 전 시장은 2014년 선거에서 공천을 받아 3선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역대 시장의 낙선은 바람(風) 등 정치격변이 그 이유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자신도 모르게의 마법’에 걸린게 원인이었다. 이 마법은 시민에게도 전염된다. 염시장이 아직 어떤 비전도, 이념도, 가치도 제시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40년전의 돼지 발정제가 홍준표 대선후보의 발목을 잡고, 외부세력의 국정농단이 박 전 대통령을 함정에 빠뜨렸듯이, 사이언스파크의 문중 땅이 1년후 선거에서 재점화되고 측근의 비리가 염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염시장에 대한 갑·을·병·정·무 ‘독수리 5형제’의 비호(庇護)도 어느 순간 비우호(非友好)로 바뀔 수 있다.

염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투표자 50만명중 30만명(59%)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30만명은 120만 수원시 인구의 25%에 불과하다. 91만명 유권자의 33%다. 67%의 중도나 반대세력이 염시장을 지켜보고 있다. 현재의 꽃길이 진흙탕길이 되는 것은 것은 순식간이다.

염시장은 무엇이 수원시를 위하고 무엇이 자신을 망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수원시에서 3선 시장이 왜 없었는지 곰곰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 1년의 시간이 있다.

김만구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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