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훨 나는 부동산신탁…계약 규모 200조 육박
최종수정 2017.04.18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부동산신탁 계약 규모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2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기업형 민간 임대주택(뉴스테이) 활성화 정책과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재개발·재건축 사업 참여 확대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말 현재 부동산신탁 수탁고는 191조4871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0.6%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치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부동산신탁은 땅이나 건물 등 부동산 소유자가 유지·관리나 투자 수익을 올리기 위해 부동산을 수탁자에게 맡기는 것이다.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형태의 담보신탁이 전체의 63.5%로 가장 비중이 크다. 그 다음으로 부동산 개발에 따른 분양 및 임대 수익을 배당하는 토지신탁이 24.5%를 차지하고 있다.
2010년 170조원대였던 부동산신탁 수탁고는 2011년 9월 190조165억원까지 늘었다가 하락세로 돌아서 2013년 140조원대까지 내려갔다. 2014년부터 다시 오름세를 타며 2015년에는 12.1%의 고성장세를 나타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최근 1년간 은행의 부동산신탁 수탁고가 1.4% 줄어든 반면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은 13.2% 성장한 것이다.
11개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수탁고는 지난 1월말 기준 159조8726억원으로 전체의 83.5%를 차지했다. 은행이 29조4476억원으로 15.4%를 점유했고 보험사(0.7%)와 증권사(0.5%)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이 최근 들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관리형 및 차입형 토지신탁 계약이 급증하고 있는 덕분이다. 전업사의 토지신탁 수탁고는 지난 1월말 기준 46조842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2.7% 증가했다. 이는 2015년 뉴스테이 정책이 도입된 데다 지난해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단독 시행자를 맡을 수 있게 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까지는 담보신탁이 95조8618억원으로 전업사 전체 수탁고의 60.0%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크지만 토지신탁 비중이 29.3%에 달하며 점점 확대되고 있다. 5년 전 토지신탁 비중이 15.6%였던 점을 감안하면 두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담보신탁 비중은 69.0%에서 60.0%로 줄어들었다.
분양관리신탁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수탁고 규모는 지난 1월말 기준 7조7731억원으로 담보신탁이나 토지신탁에 비해 적지만 최근 1년간 성장률은 148.1%로 가장 높았다. 상가나 오피스텔 등 상업용 부동산을 선분양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차입형 토지신탁의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사의 주요 상품인 차입형 토지신탁 시장은 신탁사가 직접 사업비를 조달하는 구조와 신탁 제도를 통한 사업 안정성 및 투명성 강화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어 부동산산업의 변동성에 관계없이 앞으로도 시장 규모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관리형 토지신탁과 담보·처분·관리신탁 등 비토지신탁의 경우에는 부동산산업의 저성장에 따른 영향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정비사업 및 지역주택조합사업 진출과 뉴스테이 활성화 정책 등으로 인해 부동산신탁사들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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