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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염태영( 前 수원특례시장

민원담당자들 고충에 눈시울 붉힌 염태영 수원시장

민원담당자들 고충에 눈시울 붉힌 염태영 수원시장

최영재 기자  |  cyj@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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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4월 05일  21:06:41   전자신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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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서 화장실 갈 틈도 없다”
사회복지 업무 과부하 등에
공무원들 간담회서 설움 폭발

무인민원발급기 추가 설치 등
염 시장, 즉각적 대책 마련 박차


“거주 외국인이 많아 외국인 관련 민원이 급증해 처리시간이 지연되고 있는데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적도 많아요. 또 비가 오는 날이면 말도 안 통하는 외국인들의 억지민원도 쏟아져 매일매일 날씨가 무서울 정도지만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어요”

“동주민센터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주민이 입주하고, 법원과 경찰서, 학교, 대형병원 등이 위치해 각종 이해 관계서류 발급에 민원인들이 폭주해 눈코뜰새 없이 바빠 밥 먹는 것은 고사하고 화장실 갈 틈도 없습니다”

취임 이후 7년여 동안 동주민센터 등 125만 수원시민과 직접 만나는 일선 민원 현장을 누비며 ‘시민밀착 행복행정’을 진두 지휘해 온 염태영 수원시장이 최근 근무시간 내내 파김치가 되는 동주민센터 민원담당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간담회 자리에서는 그동안 차마 어디에도 꺼내지 못했던 공무원들의 눈물과 하소연이 쏟아졌다.

특히 염 시장이 담당 과장 등 일체 배석자 없이 동주민센터 민원담당 공직자 15명과 함께 한 이날 사회복지 업무 과부하와 시간선택제 도입, 획일적 동별 정원관리 등 ‘현장행정’을 무시한, 사실상의 지방정부와 지방직 공무원 죽이기란 비판이 이어지는 행정자치부의 보여주기식 행정사무이관과 정책 강행 등에 대한 불만과 설움이 여과없이 폭발했다.

실제 외국인주민 5만명을 훌쩍 넘긴 수원시의 계속되는 외국인주민대책 요구 등에 행자부가 무시로 일관하면서 이미 매교동과 매산동, 고등동, 지동, 세류동, 우만동, 인계동 등 ‘차이나타운’이 들어선 일선 동주민센터는 기피 1순위가 된 지 오래다.

행자부의 대표적인 보여주기식 일자리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시간선택제도 마찬가지.

예전과 달리 통합민원서비스로 전환되면서 가뜩이나 일손이 태부족인데다 선택제 직원의 민원 창구 배치로 업무처리가 원활하지 못한데서 오는 피로감과 효율성 저하가 이미 감내 수위를 넘어섰고, 인수인계 문제 등의 문제속에 생각지도 않은 민원까지 발생하기도 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적정 수위를 넘어선 사회복지 업무까지 겹치면서 살인적인 업무량에도 눈치보기와 동료애 등으로 휴가나 병가는 꿈도 꿀 수 없고, 외출은 커녕 밥먹을 시간조차 부족한 상태여서 ‘지방직’의 비참함 속에 어렵게 된 공직의 길을 포기하는 ‘근본적인 이유’로 부상한 지 오래다.

심지어 민선 이후 도로와 지하철 등 사회기반시설을 대폭 확충하면서 탁월한 접근성을 보이는 일부 동의 경우 출퇴근길이나 ‘원정 민원처리’까지 급증하면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염태영 시장은 일과 시간 이후인 오후 6시30분부터 예상을 한참 초과한 3시간 넘게 이어진 간담회 이후 무려 40%의 직원이 다시 야근을 위해 복귀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할말을 잃은채 눈가를 훔쳤다는 전언이다.

이후 염 시장은 충격 속에 ‘시민의정부’의 진짜일꾼들을 위한 즉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당장 무인민원발급기의 설치가 필요한 동 주민센터를 파악해 추경에 반영 후 추가 설치하기로 했고, 수원지방법원과 협의를 거쳐 오는 6월부터 ‘법원 내 현장민원실’을 설치·운영을 추진하고 나섰다.

또 동별 특성을 면밀하게 파악해 외국인 다수 거주지역에 외국인 관련 민원 전담 인력의 배치할 예정인가 하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중앙정부와의 협의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행정여건의 변화 등으로 시 행정의 최전선인 동주민센터 공직자들의 고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유능한 직원들의 이직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마저 되고 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라며 “시장과 민원담당 직원 간담회를 계기로 다양한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영재기자 c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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