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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을 사일여 앞둔 11일 수원 농수산물도매시장 청과물센터에 선물용 과일세트가 가득 쌓여 있다./이진우기자 poet11@ |
“매일매일 요즘처럼…” 정겨운 흥정소리 가득
파장·조원시장 대목맞이 분주
상품마다 ‘특가세일·무료시식’
“손님들 평소 4배 수준” 신바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올해 추석도 전통시장을 많이 찾아 가족과 함께 풍성한 명절을 보냈으면 좋겠네요.”
11일 민족 최대의 명절 중 하나인 추석 연휴을 3일 앞둔 수원의 전통시장. 이곳에서 오랜 세월 삶의 터전을 일궈 온 상인들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전통시장을 찾아와 준 것만으로도 얼굴엔 함박웃음이다.
전통시장이 위치한 특성, 주차장 등 편의시설 유무 등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강한 비바람으로 추웠던 날씨에 비례해 썰렁한 모습을 보였던 9월 초와 달리 각각의 전통시장에는 추석 성수품을 사러 온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수원 장안구에 위치한 파장시장과 조원시장의 상인들은 분주하게 박스를 열고 비닐을 뜯으며 명절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햇밤과 포도, 송편 등 눈에 보이는 상품들마다 ‘초특가세일’, ‘명절선물세트’, ‘무료시식 가능’ 등의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파장시장은 오전 9시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되면서부터 시장 곳곳에서 다양한 손님을 끌기 위해 트로트와 팝송, 아이돌 음악이 재생됐으며, 오전 10시40분에 찾은 조원시장은 마이크를 통해 “토종닭 한마리 4천원, 3마리에 1만원”이라는 흥정 소리에 주부들이 장바구니 카트를 끌고 몰려들었다.
조원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모(52·여) 상인은 “평소라면 오픈하고 10명 정도 왔을 텐데, 지금은 40명 정도 왔다”며 “우리(상인)에겐 지금이 추석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추석명절 코앞인데…”상인들 한숨소리 가득
영동·지동·못골시장 등 ‘한산’
한껏 오른 채솟값에 지갑 ‘꽁꽁’
“대형마트에 손님 다 뺏겨” 울상
오전에 찾은 영통구에 위치한 아주대 인근 구매탄시장과 팔달구내 지동·영동·못골시장 등 9개 시장이 모인 남문시장, 수원역 인근 매산시장의 사정은 조금 달랐다.
추석이 코 앞에 다가왔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한 모습을 보인데다 시장을 찾은 시민들도 최근 배추와 시금치 등 농산물 가격이 예년에 비해 많이 오른 탓에 지갑을 쉽게 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구매탄시장 입구에서 해산물을 파는 김모(52)씨는 “예년 아침 9~10시 이뤄졌던 첫 개시가 올해는 오후 2시에 할 때도 많다. 명절 전 시장분위기 아니다”라고 했으며, 영동시장에서 35년간 떡 장사를 한 박모(65)씨는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경제가 확실히 좋지 않음을 몸소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매산시장의 경우 인근 애경백화점과 롯데몰 등 대형마트가 있다 보니 형편은 더욱 어렵다.
15년간 정육점을 해온 이모(67) 사장은 “오래 전부터 대형마트 등에 손님을 다 뺏겼다. 수원시나 여러 단체에서 행사를 하고 홍보도 해 주지만 그때 뿐”이라며 “소상인들 처지에선 2~3일 동안 매출이 없으면 생계가 너무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
권선구에 있는 수원농수산물시장과 권선시장은 위치 특성상 추석 성수품을 구입하려 온 손님들이 많은 편이었다.
동해건어물 사장 조모(55·여)씨는 “추석 경기가 예전 같진 않지만, 그래도 잊지 않고 전통시장을 찾아준 손님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며 “경제 사정은 어렵지만, 추석 만큼은 시민들이나 상인들 마음만은 모두 풍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장선·손정은·이연우기자 kjs76@ <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