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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동은 수원시, 109동은 화성시

101동은 수원시, 109동은 화성시

망포 4지구 '기형적 경계' 논란

전시언·배상록 기자

발행일 2016-09-07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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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내 동별 행정구역 달라
1천여가구 원거리통학 불가피
토지 맞교환 해결책 내놨지만
지역갈등 탓 화성시의회 반대


"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101동은 수원시, 109동은 화성시?"

말 같지도 않은 황당한 일이 실제로 벌어지게 생겼다. 6일 경기도와 수원시·화성시에 따르면 '망포종합개발계획'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망포4지구(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66-9 일원) 56만3천320㎡에 7천여 세대 아파트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그런데 전체 부지의 30%가량인 16만5천170㎡(1천222세대)는 행정구역이 망포동이 아닌 화성시 반정동 38-8 일대에 속해있다.

이 때문에 사업시행사는 울며 겨자 먹기로 아파트를 짓기 위한 지구단위 계획승인 신청서를 수원시와 화성시에 각각 제출한 상태다. 만약 양 시에서 원안을 그대로 승인하면 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동별 행정구역이 달라지게 된다. ┃위치도 참조

한 아파트 내에서 행정구역이 달라질 경우 반정동에 속한 아파트 입주민들은 코 앞에 있는 수원시 태장동주민센터가 아닌 3㎞ 이상 떨어진 화성시 진안동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 또 망포동 부지 안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각 1개교씩 예정돼 있는데, 반정동 입주민 자녀들은 이곳이 아닌 수 ㎞ 떨어진 화성시의 학교에 다녀야 한다.

실제로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다. 용인 영덕동에 위치한 청명센트레빌아파트는 수원시 원천동·영통동에 둘러싸인 수원 생활권역인데도 불구하고 행정구역상 용인시 영덕동으로 돼 있어 이곳 초등학생들은 200m 내에 있는 수원 황곡초등학교가 아닌 1.1㎞ 떨어진 용인시 흥덕초등학교로 통학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예견한 수원시와 화성시는 지난 2014년 9월부터 시 경계조정 협의를 시작해 지난해 7월 2일 경기도의 중재에 따라 부지 19만5천915㎡씩 1:1 교환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문제가 되는 부지를 전부 수원시에 편입하고, 박지성 축구센터 인근 부지는 화성시로 편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토지교환이 이뤄지면 망포4지구 전체는 행정구역상 수원시에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양 시의 토지교환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 경계조정을 위해서는 기본계획안이 해당 시의회의 본회의를 통과한 뒤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화성시의회에서 수원 군공항 이전과 화장장 건립 등 지역 간 갈등문제를 거론하며 이를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시 경계조정은 행정구역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의 생활 불편"이라며 "시기를 놓치기 전에 토지교환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이라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고, 다만 주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해결해 보겠다. 지역 간 갈등문제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상록·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