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부동산시장 디커플링 현상
2016-07-28 22면기사 편집 2016-07-28 05:01:25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최근 부동산시장의 이슈 가운데 하나는 '디커플링'이다. 디커플링(decoupling)이란 일명 탈동조화 또는 비동조화라고도 한다. 원래 이 단어의 상반된 의미로 연결·결합을 뜻하는 커플링(coupling)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동조화현상을 지칭한다. 결혼한 부부나 약혼 또는 연인관계의 두 사람을 보통 커플이라고 칭한다. 커플이 하나가 되어 가듯이 함께 움직이는 현상을 동조화라고 할 수 있다.
커플링현상은 두 나라 환율, 주가, 금리 등 금융지표나 경기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 나타난다.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현상을 디커플링 현상으로 일컫는다. 주로 경제지표나 주식 등 금융시장에서 큰 흐름을 얘기할 때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상반되게 움직이는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과 지방의 주택시장이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디커플링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의 지난 6월 거래량이 전년 동월대비 0.7% 늘어난 반면 지방은 -25.2%로 크게 감소했다. 서울 강남이 3.9% 증가한 반면 대전은 -7.0%, 충남은 -31.8%로 감소했다. 또한 주택매매가격 변동에서도 디커플링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전월 대비 서울은 0.6% 상승한 반면 대전은 -0.1%, 충남은 -0.9%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존 주택시장과 분양시장의 디커플링도 심화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존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소득심사가 강화되고, 원리금균등상환방식으로 대출을 받아야 한다. 대출 원리금 상환으로 인한 부담으로 기존 주택거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비록 최근에 일부 지역 분양 대출에 적용되고 있긴 하지만 아파트 집단 대출인 신규 분양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대출규제가 제외되어 있다. 그래서 분양권 전매를 통해 단기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신규 분양시장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분양시장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디커플링이 존재하고 있다. 수도권, 부산, 세종 등 일부지역과 다른 지방 청약시장에서 경쟁률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청약경쟁률이 수 백대 1을 기록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청약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가 1.25%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유동성 자금이 풍부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기준 945조의 단기부동자금이 저금리와 브렉시트(Brexit) 등 대내외적 경제여건 변화로 변동성이 심한 주식과 같은 금융시장보다는 안정적인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제도하에서는 분양시장으로 자금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 기존 주택매매시장과 분양시장의 디커플링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수도권과 지방 주택시장의 디커플링, 기존 주택 매매시장과 분양시장의 디커플링, 지역별 분양시장 내에서의 디커플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시장의 기능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 최근 분양물량의 급증 우려와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주택시장이 침체될 수 있는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도 기존 주택시장의 거래가 활발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정부는 디커플링 현상을 축소시키고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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