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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행복한 도시 - 김동근 수원부시장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 - 김동근 수원부시장

김동근 2016년 07월 15일 금요일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는 모든 시민이 행복한 도시입니다.” 프랑스 이시데물리노시 상띠니 시장의 말이다. 지난주 프랑스 아동정책을 살펴보기 위해 출장을 다녀왔다. 유니세프(unicef) 한국위원회 관계자, 아동친화도시협회 회원 8개 기초자치단체장이 함께한 출장이었다. 프랑스는 가장 모범적인 아동정책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나라로, 유니세프 인정 아동친화도시가 250개에 이른다(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서울 성북구와 전북 완주군이 인증을 받았고, 수원시 등 일부 자치단체가 인증절차를 준비 중에 있다).

프랑스 아동정책을 살펴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동들을 권리주체자로서 분명히 인정하고, 아동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한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에 대한 기본시각이 관심이나 배려의 대상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권리자로서 참여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이번에 방문한 콜로미에시의 경우, 아동친화도시 정책 추진 자체가 아동들로 구성된 청소년 시의회 제안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아동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책임감을 높여주기 위해, 연간 8000유로 범위 내에서는 청소년 시의회에서 그들 스스로가 결정한 어떠한 정책에라도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을 보장해 준다는 점도 매우 흥미로웠다. 이시데물리노시에서도 아동들의 흥미로운 제안을 들었다. “놀이터에 화장실을 지어주세요. 화장실이 후미진 곳에 있어서 너무 멀고 무서워요.” “더 이상 재미없는 놀이터는 짓지 말아 주세요.” 아이들의 관점이 아니라면 쉽게 떠올릴 수 없는 제안들이다. 아동들을 청책 참여자로서 존중하는 문화가 아동친화도시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유니세프의 권고가 가슴에 와 닿았다. 또 하나 주목되는 점은 지방정부의 확고한 정책의지이다. 이시데물리노시 상띠니 시장은 아동친화사업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자치경찰을 해체한 것으로 유명하다. 아동친화도시가 되면 청소년범죄, 성인범죄 등의 치안문제가 저절로 해결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밀어 붙였다고 한다. 장애인, 노인층 등 많은 성인그룹들의 반대가 거셌음에도 불구하고 확고하게 추진한 결과, 큰 성과로 이어지게 되었고, 30년 이상 주민들이 상띠니 시장을 연임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자신을 신뢰하고 담대한 꿈을 헤쳐가라”는 철학을 아이들에게 늘 말하고 있다는 상띠니 시장의 자부심 찬 설명모습이 눈에 선하다.

보육시설도 부모의 다양한 요구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세심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기탁아소(종일반 보육)와 비정기탁아소(시간제 보육)가 이용자의 편의에 맞춰 운용되고 있으며, 시설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육실 마다 외부놀이터와 연결되어 있었고, 가능한 자연채광이 되도록 시설이 갖춰져 있는 것이 눈에 확 들어왔다. 보육실 벽들은 커다란 투명유리창으로 칸막이가 되어있어 어디서나 안팎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학교와 연관한 보육, 교육 프로그램도 눈여겨 볼만한 것 같다. 유치원, 초등학교와 연계하여 시청에서 채용한 선생님들이 아동들을 지도하는데, 학교시작 전 아침시간, 점심시간, 또는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시설은 유치원, 초등학교와 함께 사용하며, 해당 유치원, 초등학교 학생의 95% 이상이 참여한다고 한다. 교육프로그램은 노래, 소꿉놀이, 운동장놀이 등 매일 아이들이 결정하도록 하는 점이 이채로웠다.

모자보건센터(PMI)도 관심을 끌었다. 보육과 보건기능을 합친 기관이다. 파리시에는 약 25%의 아동이 저소득층 가정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파리 18구역과 19구역에 저소득층이 밀집되어 있는데, 이곳에 PMI를 집중적으로 배치하여 보육을 위해 찾아온 아동과 부모들을 대상으로 예방적 차원의 건강관리뿐 만 아니라 임신, 출산, 양육과정의 어려움을 상담해주고 있었다. 우리도 일부지역에 대해서는 어린이집과 보건소의 기능을 아동의 관점에서 통합하는 방안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과 프랑스는 보육환경과 운영방식이 많이 다르고, 프랑스 것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앞선 경험과 사례는 유용한 참고가 될 것 같다. 수원시도 아동친화도시 전략과제들을 잘 다듬어,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로 한걸음 더 나아가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김동근 수원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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