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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살릴 특단의 대책을… = 표명구 경제부 부국장

자영업자 살릴 특단의 대책을… = 표명구 경제부 부국장

 

표명구 pyo@joongboo.com 2016년 07월 14일 목요일

 

지난달 공중파 모방송국에서 ‘자영업자의 눈물’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이 다큐는 자영업 사장님들의 밀착취재를 통해 우리나라 자영업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특히 현재 자영업을 준비하는 시청자들에게는 가슴에 와 닿는게 있었으리라. 평택시 소사벌서 패밀리레스토랑을 운영했던 한 젊은 자영업자는 총 6억원을 투자했는데 1년 8개월만에 폐업을 했다. 전세보증금과 친지에게 빌린돈, 은행대출로 어렵게 마련한 돈이었다. 그누구보다 일찍일어나서 문을 열었고 밤늦게까지 남아서 자신이 직접 문을 닫았는데 불구, 경영이 어려워졌다. 스트레스로 병까지 얻었다. 6천만원을 들인 주방집기는 250만원에 철거업체에 넘겼다. 고급인테리어를 철거업체가 망치로 부수는 걸 보는 이 젊은사장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홍대서 족발과 돈가스 가게를 운영하는 또다른 젊은 사장의 이야기다. 지난해말 족발은 접고, 돈가스만으로 승부를 걸기로 했다. 보통 8시에 출근을 한다. 출근길에 가게 홍보 전단지를 돌린다. 성실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집안일을 마치고 아내도 남편가게에 출근해 장사를 시작한다. 가족끼리 돕지 않으면 인건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 때문이다. 점심시간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홍대거리 가게앞을 지나가고 있었지만 정작 가게안으로 들어오는 손님은 없었다. 방송에 비친 당일 매장에 하루종일 손님은 두테이블 밖에 없었다. ‘오늘도 돈통이 가득차길 기원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는 이 자영업자 사장의 말은 허공을 맴돌았다.

비슷한 시기에 또다른 모방송국에서는 ‘자영업자의 미래’라는 주제로 기획물을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옥우석 교수는 현재 자영업자는 660만명인데 창업 후 폐업률이 80%이상이라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자 사장님들의 사업자금이 부채로 시작한다는 거다. 폐업이 될 경우 고스란히 부채로 남는다. 이들의 월평균 수입은 적자·무수입~100만원 27%, 100~200만원 29.7%, 200~300만원 23.9%, 300만원 이상 19.4%로 집계됐다. 방송에서 우교수는 자영업자를 살리면 상권이 형성이되고 그것이 특색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특색이 되면 상권의 임대료가 올라가게 되고 결국은 원자영업자들은 높은 임대료와 나쁜 건물주로 인해 쫓겨 나게된다. 그렇다면 다시 그 상권은 쇠퇴하게 되고 결국은 건물주도 손해를 보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현실은 지금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 교수의 주장처럼 황금알을 낳는다고 배를 갈라버리니 결국은 다 죽는게 아니겠는가? 우 교수는 기술을 개발하면 그 개발을 인정해주듯이 상권을 만드는것 또한 마찬가지로 자영업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제활동 인구 2천695만 명 중 실업자를 제외하면, 4~5명 중 한 명이 자영업자다. 부양인구까지 따지면 우리나라 인구 중 2천만명 가까이가 자영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자영업자의 부채는 우리 경제의 뇌관이다. 국내 주요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올 상반기 사상 처음으로 170조원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 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을 집계한 결과 170조4천724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 163조2천755억원 보다 7조원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이 같은 자영업자 증가 추이가 계속되는 저금리에 따라 이른바 ‘빚으로 빚을 막는’ 일부 한계기업 행태를 닮아간다는 거다. 지난해 이자 및 원리금 상환액이 가처분소득보다 많은 한계가구가 자영업자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20.4%로 임금근로자(12.7%)의 1.6배다. 즉 자영업자 5명 중 1명은 수입으로 대출금 상환도 버겁다. 이 같은 환경에서 대출 증가는 신규 창업 등에 따른 투자용도보다는 운영자금 확보나 대출금 돌려막기용일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의 대책들은 겉돌기 일쑤다. 설상가상으로 오는 9월28일부터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자영업자들의 매출 급감은 피할 수 없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업을 하다 문을 닫게 된 자영업자들의 사연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자영업과는 전혀 관련없는 사이트인데도 ‘전직 사장님’들은 호소할 곳이 없는 모양이다. 이들의 호소가 정부나 정치인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것일까? ‘프랜차이즈, 대형마트 때문에 골목상권이 죽고 있다’, ‘대기업 법인세를 올리고 자영업자들 부가세를 내려라’, ‘카드수수료, 월세, 재료비가 너무 높다’.

표명구 경제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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