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華城)이 보고 느끼며 감탄하는 경기도내 대표관광지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보고 듣고 느끼고 이해하면서 역사가 깃든 현장을 돌아보는 참맛까지 더하게 됐다.
‘모바일 다국어(多國語) 안내시스템’이 바로 그것. 영어와 일어, 중국어 서비스를 제공, 수원 화성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모바일 문화유산해설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경기관광공사와 수원시, 수원화성운영재단이 3자 협업을 통해 탄생시킨 IT강국의 산물이다.
경기관광공사가 해설콘텐츠 디지털화 및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수원화성운영재단이 오디오 가이드 해설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소프트웨어를 맡았다. 수원화성사업소는 무선인터넷 환경을 구축하는 하드웨어 기반을 맡았다.
굳이 문화유산해설사의 안내설명이 없어도 즉석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이용, 시설 안내를 비롯해 역사가 담긴 배경을 보고 듣고 설명받을 수 있게 꾸며졌다. 물론 우리말 안내시스템도 운영, 자녀들의 현장학습에도 한몫을 더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Smart)한 다국어 안내시스템’을 운영하게 된데는 수원 화성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편리한 안내서비스 제공이라는 합목적 외에도 부수적으로는 4가지 속내도 깔려 있다. 우선 최신 트렌드에 걸맞는 안내시스템을 도입, 단순히 1회성 방문에 머무르지 않고 또 찾고싶은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각인시키는데 있다.
안내판에 의존하는 관광안내시스템을 진일보시켜 스토리텔링과 함께 대중화된 스마트폰을 활용, 현장에서 바로바로 쉽고 재미있게 안내서비스를 받으면서 서비스 만족과 동시에 또 다른 관광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이는 스쳐지나는 주마간산식의 1회성 방문루트가 아니라 좀더 머무르면서 체류시간 증대로 이어져 또 다른 볼거리나 먹을거리의 수요를 낳는 제2의 파생효과까지 더해줘 지역경제에도 보탬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수원화성운영재단 관계자는 “눈으로 보는 ‘수원 화성투어’와 더불어 문화와 역사를 동시에 전해주는 관광안내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다시 찾고싶고 더 돌아보고 싶은 세계문화유산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걷기 열풍’과 연계한 문화관광산책로의 발전적 활용방안도 없지 않다.
이미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 시흥 늠내길, 부안 변산반도의 마실길, 대관령 옛길을 잇는 바우길 등이 도보여행지로 각광받으면서 경제적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제주 올레길의 경우 30여만명을 훌쩍 넘겨 다녀가면서 ‘관광 제주’에 200억원 이상의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도보여행의 유례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인의 유명한 순례길 ‘산티아고 가는 길’은 해마다 전세계에서 600여만명이 애용하면서 매년 1조원 규모의 경제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하나는 외국어 안내원은 부족에 기인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수원 화성투어’에 나선 외국인 관광객수는 28만2,200여명에 달한다. 이중 89%인 25만1,500여명이 유료 관광객이다. 화성행궁과 연무대를 가장 많이 찾았고, 장안문과 서장대가 뒤를 이었다.
국내의 ‘수원 화성투어’ 관광객수도 화성행궁, 연무대, 장안문, 서장대 순으로 76만3천여명이 찾았다. 개별적으로 ‘수원 화성투어’에 나선 관광객수를 감안하면 1백만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화성운영재단에 따르면 현재 61명의 문화예술해설사들이 ‘수원 화성투어’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하루 15명 전후로 화성행궁 등 6곳에 배치돼 관광안내 도우미로 뛰고 있다.
하지만 능수능란하게 외국인 관광객을 소화할 문화유산해설사는 아직 절대 부족난을 겪고 있다. 이를 보완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경기관광공사 김덕용 홍보팀장은 “좀더 간편하고 편리하게 국·내외 관광객들이 ‘수원 화성투어’를 즐기고 재미를 맛보도록 ‘스마트가이드’를 활용할 수 있다”면서 “수원 화성뿐 아니라 경기도내 대표관광지를 대상으로 다국어 안내시스템 개발을 확대해 문화유산해설사는 물론 다양한 기대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내 손안의 ‘수원화성’ 가이드 활용법
‘내 손안에 스마트폰’만 있으면 간단히 활용할 수 있다.
‘앱스토어’에서 ‘수원 화성’을 검색한 뒤, 관련 앱을 다운받아 실행시키면 무인안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당연히 무료다. 단 주의할 점이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소음 등 피해를 주지 않도록 이어폰을 활용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실물사진과 함께 똑같은 사진 이미지와도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통해 맞춤형 정보를 알아서 제공해준다. 걸어가다 팔달산에 자리잡은 서장대를 만나면 자동으로 음성안내서비스를 들을 수 있다. 발걸음을 옮겨 이동할 때는 중단되지만, 장안문에 다다르면 또다시 장안문 안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오디오가이드(Audio-Guide)’에는 크게 세 가지를 담고 있다.
▲안내지도와 화성열차 시간·요금표, 하성행궁 관람정보를 담은 관광안내 ▲화성의 문화·역사적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역사안내 ▲관람객의 동선을 확인해 수원화성의 무인자동안내를 제공하는 음성안내로 꾸며졌다.<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