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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새누리·새정치·안철수신당 모두 2개 전선에서 싸운다…"3대 전선 결과가 총선 성적표"

[뉴스 분석] 새누리·새정치·안철수신당 모두 2개 전선에서 싸운다…"3대 전선 결과가 총선 성적표"
최근 여당 중도층 일부 이탈..새누리, 안철수신당에 'NATO정치'라고 공격
야권 헤게모니 전투 휘말린 새정치..'선명 야당' 부각하며 탈당 바람 차단
안철수신당, "정권교체 대안 세력 키워야" 역설..박 대통령·여권에도 강공
입력시간 : 2015/12/25 17:34:08
수정시간

 

 

  • 새누리당 김무성(왼쪽부터) 대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무소속 안철수 의원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내년 4월 총선 대결이 양강 구도에서 3자 구도로 바뀌고 있다. 이에따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신당이 모두 두 개의 전선에 나서 치열하게 싸우는 구도로 전환되고 있다. 그동안 여야가 1대1로 정면에서 맞붙는 구도에서 상대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삼파전 양상으로 선거전이 전개됨에 따라 전선은 여당과 제1야당의 정면 대결,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신당의 야권 헤게모니 전투, 새누리당과 안철수 신당의 중도층 공략 경쟁 등 세 갈래로 늘어났다. 

내년 총선 목표를 '180석 달성'으로 삼고 있는 새누리당 입장에선 기존의 새정치연합뿐 아니라 안철수 신당이 눈엣가시로 다가왔다. 중도 성향의 일부 지지자들이 '중도 개혁'을 표방한 안철수 신당으로 옮겨가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40%선을 넘었던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30% 중·후반대로 떨어져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가들은 안철수 신당의 등장으로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중도층 일부의 이탈이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리얼미터의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 12월 초 새누리당 지지율은 40%대 초반 정도였다. 그러나 같은 조사기관이 머니투데이· 더300의 의뢰로 지난 14~15일 실시한 조사(전국1050명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0%P)에서 ‘내년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를 지지하겠는지’ 질문한 결과 새누리당은 37.6%, 새정치연합은 25.2%, 안철수 신당은 16.7%로 나타났다. 안철수 신당이 가시화되기 전 결과와 비교하면 새누리당 지지율은 거의 6%포인트 정도 하락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기 전인 12월 초(7~11일) 같은 기관이 조사한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26.8%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리얼미터가 24일 발표한 12월 4주차 집계에서는 안철수 신당의 가시화로 새누리당뿐 아니라 새정치연합의 지지율도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3주차보다 0.4%포인트 하락한 37.8%에 머물러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3주차보다 3.8%포인트 하락한 21.9%였고, 안철수 신당은 3.2%포인트 상승한 19.5%를 기록했다. 안철수 신당이 새누리당 지지 중도층뿐 아니라 새정치연합의 지지층 일부까지 조금씩 잠식해가는 양상을 보인 것이다. 야권 주도권 경쟁에서 새정치연합이 확고한 우위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연일 안 의원을 겨냥해 '구호 정치', '철수 정치', '슬로건 정치', '말만 있고 행동은 없는 나토(NATO·No Action, Talking Only) 정치'라고 공격하며 '안풍(安風)' 차단에 나서는 것도 이런 위기의식을 반영한다. 여권은 당초 안 의원의 탈당으로 야권 분열이 심화되면서 이번 총선에서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막상 안철수 신당이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중도층까지 잠식해나가면서 오히려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 합계가 여당 지지율을 앞서는 현상까지 나타나자 긴장하고 있다. 자칫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달성이 실패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 내부의 헤게모니 전투에 휘말린 새정치연합의 부담도 크다. 새누리당은 물론 안철수 신당과도 동시에 전선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새정치연합을 순차적으로 탈당하는 세력들이 안철수 신당으로 합류한다면 무시할 수 없는 야권 대안 세력으로 커질 수 있는 만큼 더 크기 전에 바람을 차단해야 한다. 이를 반영하듯 문 대표는 최근 탈당파를 겨냥해 "엊그제까지 개혁의 대상이었던 사람들이 개혁 주체인양 하는 것을 호남 민심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면 공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야권 텃밭인 호남권과 수도권 전선에서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리얼미터의 12월 4주차 조사에 따르면 호남에서는 안철수 신당이 33.4%, 새정치연합 31.7%로 오차범위 내에서 안철수 신당이 우위를 차지했다. 서울에서는 새정치연합이 23.0%로 안철수 신당(15.4%)을 따돌렸지만, 경기·인천에선 오히려 안철수 신당이 24.9%로 새정치연합(22.6%)을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게다가 호남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광주의 현역 의원 탈당도 줄을 잇고 있다. 광주의 현역 의원인 김동철, 임내현 의원에 이어 권은희 의원마저 조만간 탈당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야권의 심장인 광주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당내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박지원 의원이 문 대표의 사퇴를 거듭 주장하는 가운데 이들의 탈당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인 만큼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진보·선명 노선을 강화해 야권의 고정 지지층을 탄탄히 묶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제1야당'의 면모를 보이기 위해 야성을 살리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여 선명성을 중시해온 이목희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하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탈당파를 겨냥하면서 정면 돌파를 선언한 문 대표 역시 강경한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문 대표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가 설령 좀 작아지는 한이 있더라도 더 단단해져야 하고 더 결속해야 한다"면서 "당의 단합을 위한 방안은 이미 충분히 제시했다"고 했다. '탈당 러시'가 계속돼 소속 의원 숫자가 약간 줄어든다고 해도 '뭉쳐야 산다'는 것이 중요한 해법이라고 제시한 셈이다. 

안 의원 측은 '정권교체 대안 세력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전통적 야권 지지층을 공략하는 한편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도 강화하면서 중도층 포섭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안 의원은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직후 "새정치연합은 물이 천천히 뜨거워지면 안락하게 있다가 죽는 냄비 속 개구리 같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어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해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안 의원은 청와대가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쟁점 법안에 대한 직권상정을 요구한 데 대해 "이토록 무책임한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국민 앞에 이토록 오만한 대통령이 있었나"라고 말해 평소와 달리 원색적 언어로 박 대통령을 공격했다. 안 의원은 최근 개각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말로는 심각한 경제위기라고 말하면서 행정부 인사는 안이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선명 야당' 부각은 야권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을 본격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정국의 주도권을 둘러싼 여당과 제1야당의 전선, 야권 헤게모니를 둘러싼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신당의 전선, 중도층 공략을 둘러싼 새누리당과 안철수 신당의 전선에서 승부가 어떤 쪽으로 기우느냐에 따라 내년 총선의 성적표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전체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와 여론, 인물 영입과 공천 결과, 노선 정립과 정책 제시, 돌발 사건·쟁점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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