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없어도 매매과정 큰 도움 줬다면 중개수수료 지급해야"

"계약서 없어도 매매과정 큰 도움 줬다면 중개수수료 지급해야"

조철오 jco@joongboo.com 2015년 12월 01일 화요일

         

 

매도·매수인끼리 계약서 재작성...중개인 몰래 소유권 이전 등기 마쳐
수원지법 "2천만원 수수료 지급하라" 판결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직접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매매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 중개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12단독 김영민 판사는 부동산 공인중개사 배모씨가 매도인 A씨와 매수인 B씨 등을 상대로 낸 중개료 지급청구소송에서 “A·B씨는 배씨에게 각각 1천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판결했다.

이 판사는 “원칙적으로 중개업자는 중개 대상물에 대한 계약서의 작성업무까지 마쳐야 비로소 중개수수료를 청구할 수 있다”며 “하지만 중개업자가 계약성립에 결정적 역할을 했는데도 중개업자가 책임없이 최종적인 매매계약서 작성에 관여하지 못했다면 신의·성실·원칙 등에 비춰볼 때 중개수수료를 청구할 권한이 있다”고 밝혔다.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 중인 배씨는 지난해 6월 권선구 A씨의 3층 건물을 B씨의 중개로 25억원에 매수하기로 하고 매매계약서를 작성했지만, 계약서에는 매수인 B씨의 서명이 빠졌다. 이튿날 A씨는 지인 C씨의 부동산중개사무소에서 동일한 매매금액으로 계약서를 다시 썼고 3개월 뒤 B씨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를 안 배씨는 “내가 매매계약 성립에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중개수수료를 주지 않으려고 A씨 등이 C씨의 중개사무소에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며 ‘중개수수료 2천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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