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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박근혜와 문재인, 그리고 안철수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박근혜와 문재인, 그리고 안철수

기사입력 2012-03-1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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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뉴스 M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월~금, 오후 3~5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의 결과가 벌써 궁금해지는 것은 어느 지역에 누가 당선되고, 누가 떨어지느냐에 대한 관심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번 총선 결과가 오는 12월에 있을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공천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다시 대선 후보들 간에, 그리고 여야 지도부 간에 날 선 신경전이 시작됐습니다.

정수장학회 공방에 이어 이번에는 정치철학과 밀실 공천에 대한 공방이 오갔습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먼저 포문을 열었습니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안철수 교수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먼저 문재인 고문에 대한 박 비대위원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새누리당 비대위원장(3월7일)
-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고,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분이라 생각하는데, 최근에 보면 한미 FTA와 해군기지에 반대하고 계셔서 정치 철학이 뭔가 이해하기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이 찬성한 한미 FTA와 제주해군 기지 문제를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고문이 지금 와서 반대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갖춰야 할 소신과 원칙이 없다는 뜻입니다.

소신과 원칙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철칙으로 여기는 정치 철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문재인 고문은 박근혜 위원장이야말로 권위주의적 정치철학을 가진 것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한미 FTA에 많은 독소조항이 있으니 재협상을 통해 삭제 또는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 문재인의 정치철학이다.

또 제주 해군기지도 국민이 문제를 제기하면 귀를 열고 소통하면서 풀어나가야 한다.

거꾸로 그냥 무시하고 마구 밀어붙이는 것이 박 위원장의 정치철학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습니다.

문재인 고문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권위주의적 정치철학을 공천 과정에까지 투영시켰습니다.

문 고문은 어제 '야권은 정권교체를 위해 감동적인 후보단일화를 이뤄냈지만 여권은 분열하면서 민심에서 멀어지는 밀실 공천을 했다. 특정인의 대권을 위한 공천이 원인이다'고 주장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오늘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부산을 방문합니다.

벌써 두 번째입니다.

쇄신 개혁 공천을 통해 서울과 수도권의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지만, 부산 지역은 아직 분위기가 역전되지 않았다고 판단해서일까요?

지난 첫 번째 방문에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부산 사상지역을 피해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직접 손수조 후보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재인 바람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문재인 고문 역시 박 위원장이 손수조 후보를 만나는 데 대해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선물) 보따리를 많이 들고 내려오면 부산과 사상 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박근혜 바람과 문재인 바람, 어느 쪽이 더 강할까요?

박근혜와 문재인의 날 선 대립 전선은 박근혜와 한명숙 대표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먼저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새누리당 비대위원장(3월5일)
- "비밀선거 직접선거 이게 선거의 기본인데 (민주통합당의 모바일 선거는) 그 기본조차 부정하는 부정선거의 극치다.

박 위원장은 모바일 경선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민주통합당이 선거인단 모집 전체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러자 한명숙 대표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가리켜 무식의 극치라며 원색적인 비난으로 맞받아쳤습니다.

▶ 인터뷰 : 한명숙 / 민주통합당 대표(3월12일)
- "2천만 모바일 시대에 정말 여당의 대표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무식의 극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동원선거라든지 금권선거 이런 것은 지금까지 쭉 있었습니다."

한 대표는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때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가 콜센터를 차려놓고 불법선거운동을 했다며 불법 선거인단 모집 사건이 모바일 투표 제도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쯤 되면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문재인, 한명숙 대표의 설전은 외줄타기를 하듯 위태로울 지경입니다.

정치란 내가 살고자 상대방을 벼랑 끝으로 떠밀어야만 하는 것일까요?

정치의 이런 극단적 면은 안철수 교수에게서는 전혀 다른 형태로 나타납니다.

안 교수는 지난 4일 탈북자 북송 반대 집회 현장을 찾았습니다.

▶ 인터뷰 : 안철수 / 서울대 교수(3월4일)
- "인권 문제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 정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념과 체제를 다 떠나서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안 교수는 또 공정방송 파업을 벌이는 MBC노조와 인터뷰에서 '진실을 억압하려는 시도는 차단돼야 한다, 공공재인 방송은 정권에 따라 보도방침이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탈북자들의 인권, 그리고 공정방송 문제는 보수와 진보를 떠나 모든 이들이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탈북자 문제는 주로 보수층에서, 그리고 방송 독립은 주로 진보층에서 목소리를 높였던 현안입니다.

조금 확대해석 하자면, 결국 안철수 교수는 보수와 진보를 모두 아우르는 행보를 보인 셈입니다.

두 가지 엇갈린 행보는 안 교수가 총선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일부러 한 것일까요?

아니면 본인의 정체성이 진보와 보수라는 틀에서는 재단할 수 없는 탈 이념적인 것이기에 그런 것일까요?

어느 쪽이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안 교수를 적으로 돌리고 싶어하지 않은 게 분명합니다.

문재인 고문에게 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안철수 교수에 대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평입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새누리당 비대위원장(3월7일)
- "안철수 교수는 국민의 열망에 귀 기울이는 소통의 자세가 훌륭하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역시 구애의 손길을 보냈습니다.

▶ 인터뷰 : 한명숙 / 민주통합당 대표(3월12일)
- "민주당 영입과 대선후보 단일화 등 두 가지 모두 가능하다. 어떤 방법이든 대선 때 안 원장이 결합해서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은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의 정치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총선에서 이기고 지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한국 정치에 희망을 불어넣었느냐가 평가의 잣대가 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떤 기준으로 이들을 평가하시겠습니까?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hokim@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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