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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원화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시키라고?

[사설]수원화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시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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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6.28전자신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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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수원은 신풍초등학교 이전문제를 놓고 시끄럽다. 화성행궁 2단계 복원사업 대상인 우화관 복원 계획에 따라 신풍초등학교 동문과 학부모, 지역사회 주민들 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몇 차례 열린 공청회나 설명회는 성토장이 됐거나 아예 학부모들이 참석을 거부하는 등 파행을 거듭했다. 신풍초등학교 이전 문제는 10여년전부터 시작됐지만 학부모들의 반대로 지금껏 해결되지 않고 있다. 수원시는 화성행궁을 완전히 복원하기 위해서는 행궁에 들어선 신풍초등학교를 다른 곳으로 이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신풍초교는 우리나라에서 다섯번째로 오래된 116년 교육 현장이다. 지난 1896년 2월 화성행궁 우화관(于華館) 자리에 수원군 공립 소학교로 개교했다. 우화관은 조선시대 정조 때 지어진 객사이자 왕을 상징하는 전패가 보관됐던 곳이다. 관원들은 이곳에서 매달 두 차례 임금이 있는 서울 궁궐을 향해 예를 올렸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 일제의 민족정기 말살정책으로 화성행궁이 헐리고 이 자리엔 신풍초교를 비롯해 경찰서, 병원 등이 들어섰다. 어찌됐건 신풍초교는 졸업생이 무려 3만여명이나 되며 인재들도 많이 배출했다.

본지는 지난 4월27일자 사설을 통해 수원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학부모들의 심정도 깊이 공감한다고 밝힌바 있다. 그리고 학부모들과의 갈등은 소통의 부재가 가져온 결과라는 것을 지적했다.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수원교육지원청이 지난 25일 행정예고 계획을 밝혔다. 이에 신풍초 학부모들은 수원 화성(華城)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를 추진하는 등 시와 전면전 태세에 들어갔다. 학부모들의 심정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다.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를 두고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라는데 좋아할 학부모가 과연 있을까?

그러나 방법이 잘못됐다. 수원시는 물론 한국의 자랑인 수원화성을 세계문화유산에서 제외시키라고 지정주체인 유네스코에 요청서를 보낸데 이어 ‘수원화성의 모순점’에 대한 사진자료와 동영상 등도 유네스코에 추가 발송해 이슈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이들의 취소요청서로 인해 등록이 쉽게 취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건 수원시는 물론 한국의 망신이다. 처음에는 학부모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였던 시민들의 시선도 이제는 결코 곱지 않다. 해서는 안 될 집단이기주의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학부모들의 불만을 이해하고 수원시의 대처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식의 행동은 원치 않는다.<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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