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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 "지역상권과 갈등 해소 노력 물거품되나" 롯데 유통사 노심초사■ 커지는 후계분쟁 후폭풍

  • [위기의 롯데] "지역상권과 갈등 해소 노력 물거품되나" 롯데 유통사 노심초사
  • ■ 커지는 후계분쟁 후폭풍
    출점 때마다 지역상인 시위… "불난 집에 기름 부은 격" 한숨
    겨우 정상화 나선 롯데월드몰 예상치 못한 악재에 난감
    대형 태극기 내거는 롯데월드타워

  •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 5일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 외벽에 태극기 부착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롯데물산은 70주년 광복을 기념해 지난달부터 타워 70층, 지상 304m 높이에 초대형 태극기(가로 36m×세로 24m) 부착 작업을 시작했으며 오는 12일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태극기다. /송은석기자
5일 오전 전남 무안의 남악신도시 롯데복합몰 건설 현장에 지역 상인들이 모였다. 롯데 입점 반대 시위를 벌이기 위해서다. 이들의 손에 들린 플래카드에는 '한국기업인가? 일본기업인가? 정체 모를 롯데그룹'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상인들의 구호에는 ‘반민족적 반민주적 기업’이라는 표현까지 포함됐다. 그간 롯데백화점이나 롯데마트·복합몰 등이 출점할 때마다 지역 상인들의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는 했지만 주로 대기업의 지역 상권 잠식을 규탄했을 뿐 기업의 국적을 거론하는 일은 드물었다. 남악신도시 롯데복합몰 역시 지난 6월 말 입점 반대 시위 때만 해도 '대기업의 횡포'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이번에 새로운 구호(?)가 추가된 셈이다. 이에 대해 롯데 유통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우려했던 일"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데 다른 출점 예정지에도 영향을 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후계 분쟁에 대해 그룹의 핵심인 유통 계열사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왕자의 난'으로 촉발된 '반(反)롯데' 후폭풍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2015년 기준 전체 매출에서 유통 계열사의 기여도가 44%나 되는 국내 대표 유통 기업이다. 이런 탓에 그간 지역 상권과 경쟁사와 끊임없이 갈등을 빚었다. 1등 기업의 숙명이라고는 하지만 최근 1~2년 새 롯데 유통 계열사들은 예외 없이 신규 진출 지역의 영세 상인과 마찰,안전 문제, 갑질 논란, 시장 독과점 등의 부정적 이슈로 홍역을 치렀다.

대표적 사례가 롯데월드몰이다. 지난해 10월 서울시로부터 임시개장 승인을 받기 위해 시민 대상 개방 행사까지 여는 등 안전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문을 연 지 한 달도 안 돼 롯데시네마 상영관 진동 문제 및 아쿠아리움 누수 문제로 영업을 중단했다. 쇼핑몰 중 유일한 주차 규제인 주차 유료·예약제 역시 영업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개점휴업 상태로 지낸 지 7개월째 되던 5월 아쿠아리움과 시네마가 가까스로 재개장했고 입점 상인들의 호소 끝에 지난달 주차 예약제가 폐지됐다.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오너발 악재가 터지면서 이제 겨우 정상영업을 시작하려는 롯데월드몰은 또다시 난감해졌다.

롯데쇼핑과 롯데자산개발 역시 '안티 롯데' 사태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4일 신동빈 회장이 방문한 롯데자산개발의 롯데몰 수원은 지난 해 11월 공식 개점하기까지 지역 상권을 달래야 했다. 수원 상권 최대 쇼핑 시설이지만 지역경제와의 상생 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인연합회에서 반대했기 때문이다. 롯데몰 수원은 결국 계획보다 3개월 이상 늦게 개점했고 오픈식도 조용히 치러야만 했다. 롯데쇼핑도 비슷한 상황이다. 문을 열 때마다 지역 상권과 마찰을 겪는 롯데아울렛은 5월 인천에서도 지역 상인과 갈등을 겪었고 진주·목포 등 수도권 외곽은 물론 서울 상암·은평 등에서도 지역과 불협화음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오너 분쟁으로 인한 반롯데 정서는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노조 "신동빈 회장 지지", 강석윤(앞줄 가운데) 롯데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이 5일 잠실 롯데월드에서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읽고 있다. 19개 계열사 노조위원장으로 구성된 노조협의회는 최근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경영 능력과 자질조차 검증되지 않은 사람과 부당하게 그룹을 침투하려는 소수의 추종세력이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며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친족들을 비판했다. /이호재기자
아울러 독과점 논란에 휩싸인 롯데면세점과 갑질 사태로 조건부 재승인을 받은 롯데홈쇼핑도 불똥이 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경기불황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영업부진에 빠졌는데 업계 1위 기업에 대한 사회 분위기가 나빠지면 유통업계 전체가 유탄을 맞을 수가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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