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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만난 이슈&사람] 한동훈이 만난 남경필 경기도지사

[데스크가 만난 이슈&사람] 한동훈이 만난 남경필 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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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인터뷰가 쏟아진 지 고작 1주일. 파이팅해볼 만한 이슈는 이미 바닥난 상태였다. 효원로에 있는 그에게 여의도 이슈를 던져봐야 돌아올 답은 뻔했다. 사전 질문없는 30분 인터뷰. 물고 늘어져볼 시간도 없었다. 지방에서 중앙정치를 바꿔보겠다는 발칙한 도전을 하고 있는 그에게 정치 문제를 꺼내들어봐야 금쪽같은 시간만 빼앗길게 뻔했다. 햇수로 4년째인 이 코너에 남경필 경기지사를 초대한 것은 처음이다. 아껴둔 이슈메이커였는데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얄팍하지만 ‘사람’, ‘도지사’ ‘정치인’을 맛배기로 훑는 방법외에는 달리 선택할 길이 없었다. 지난 10일 오후 수원에서 의정부 북부청사로 이동하면서 ‘잡지 스타일’로 방향을 잡았다.

―이전 도지사들과 달리 오전 9시 이전에는 보고를 받지 않는다.

“아침에는 쉬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과 일정이 비슷하다. 오전 6시에 일어나서 1시간 운동하고 명상을 한다. 조간 보고 운동하면 오전 8시쯤 된다.” 

―명상 시간에는 주로 무슨 생각을 하는가. 

“보통 저녁에 만나는 사람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분들이다. 다음날 아침에 정리한다.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내 안을 깊게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정신이 맑아지면, 도정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휴대전화에 생각날 때마다 메모를 한다. 잡생각도 한다.(웃음) ” 

―삼성폰으로 바꿨다. 

“삼성폰을 써야한다.” (남 지사는 아이폰 마니아지만, 최근 업무용을 갤럭시S6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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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는 어떻게 하나. 

“알아서 한다. 혼자 빵 등을 먹는다. 보통 한 3일치 빵을 한 번에 산다.”

―재혼은 할 것인가. 언제쯤 할 것인가. 

“하기는 해야겠다. 썸데이(someday). 평생 혼자 살 자신은 없다.”

―국회의원 시절보다 출근이 힘들지 않나. 

“안하는 게 더 힘들다. 9시 출근하는 나 같은 직장인은 없다. 9시 출근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호사(豪奢)다.” 

―여름 휴가 계획은 잡았나. 

“8월 초에 간다.” 

‘골프’와 ‘버스’는 그의 딜레마다. 농반진반, 아파트 창문 너머로 펼쳐진 그린을 볼때마다 약이 오른다고 하는 그는 도지사 선거 출마 선언 이후 필드와 생이별했다. 골프 셀프 금지는 자의적 선택이다. 버스는 다른 차원이다. ‘멘갑’(멘탈갑)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지만, 버스 정책만큼은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가업(家業)이 자의적인 결정을 방해하는 업(業)이 된 셈이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골프 대회를 열겠다고 해서 역풍을 맞았다.

“(홍 지사의 제안은) 좋은 것 같다. 공무원이 자기 돈을 내고 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굳이 9월에 하는 대회를 지금 홍보할 것까지야…. 주말에 자비를 들여 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언제쯤 치고 싶은가. 

“메르스 때문에…. 쳐야죠.(웃음)” 

―유독 버스 문제만 나오면 힘들어하는 것 같다. 동생이 버스회사를 운영하기 때문인가.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뭔가 하려고 하면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니까 조심스럽다.어쩔 수 없다. 돌다리도 두드려보자는 것이다.” 

―동생의 불만이 클 것 같다. 

“역차별을 받는 것도 있을 것이다.” 

남 지사는 ‘혁신’과 ‘소통’에 올인한다. 혁신적인 이미지에 소통하는 모습을 보태면 대망(大望)을 이룰 수 있다는 계산서가 나온 것일까?  

―모닝은 계속 타고 다니나. 

“집에 있다. 타고 다닌다. 주행 거리가 6천㎞정도 된다. 집 근처를 왔다 갔다 할 때 이용한다.”

―괜히 샀다는 후회를 해본 적은 없나. 

“없다. 장을 본거나 빵을 사러 갈때 이용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은 집 근처에서 운동을 하는데 아침에 걸어가기에는 애매한 거리여서 모닝을 이용한다.”

―성과를 낸 직원들에게 피자를 쏘는 당근은 있는데, 채찍은 안보인다.

“나는 채찍질을 하는 것보다 칭찬을 한다.” 

―그런 기조를 계속 유지할 생각인가. 

“그렇다. 잘하면 북돋아줘야 한다.” 

―반항하거나 조직적으로 저항할 수도 있다. 

“공무원은 반항은 잘 안한다. 나는 칭찬 위주로 갈 것이다. 나의 최대 장점은 장점만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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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의 시·도지사 평가에서 10등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5등을 했다.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와 비슷한 것은 리얼미터다.”

―10등을 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런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5등이나 10등이나….” 

―메르스 사태 같은 초대형 이슈는 처음 경험했을 것 같다. 배운 점은 있나.

“그렇다. 워닝(경고)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일이 터지면 초기에는 국가를 흔드는 일인지, 아니면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어느 순간 국가적 이슈로 확산된다. 그런 면에서 메르스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가늠했어야 했다.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 감염병 전문가 등이 도정 시스템 안에 들어와 있었으면 많이 달랐을 것이다. 사전에 경고한 전문가들이 있다. 그 사람들이 (도정 시스템 안에 있었다면)경고를 해줬을 것이다. 데이터와 지식집단의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광범위한 이슈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킹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랜드 비전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그랜드가 뭔지 난 잘 모르겠다. 그랜드 디자인은 필요하다. 지금 고민하는 것은 돈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중산층 이하의 국민과 서민들이 고통받는 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주는 것이다. 주거 문제를 해결해주고, 신용카드 수수료 등을 없애자는 것이다. 절반 가까운 국민들을 고통받게 하는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 그랜드는 ‘연정(聯政)’이다. 연정이야 말로 그랜드다.”

가급적 연정 만큼은 피해가려고 했지만, 남 지사는 연정이라는 블랙홀 속으로 질문을 빨아들였다.  

―연정이 정치행위인가, 행정행위인가. 

“둘 다다. 시작은 정치로 했다.” 

―법률적 근거가 없다. 

“그렇다. 내 몫이 아니라 국회 몫이다. 가시적은 성과를 내야 한다. 1단계는 정치적 행위로 시작해서 2단계는 성과를 내고 3단계는 시스템 도입을 해야 한다. 그것은 중앙의 몫이다. 중앙의 몫으로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연정의 목적은 무엇인가. 

“국민의 행복이다. 연정이라는 것은 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구조를 바꾸는 가운데 정치가 안정되고 경제가 활성화돼 일자리가 늘어나게 된다. 이 모든 것의 기초가 정치적 안정이다. 갈등이 너무 심하다. 정치적 안정은 갈등을 없애는데서 시작해서 궁극적으로 국민의 삶의 질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 

―소위 ‘왕(王)실장’, ‘왕특보’가 없다. 측근을 병렬로 관리하는 이유가 있나.

“아직 능력을 발휘하거나 차별적으로 평가받기에는 이르다. 누군가 강력한 능력을 발휘하면 쏠릴 수 있는데 아직은 아니다. 되도록이면 권력은 분산하자는 취지다. 분산하려고 한다.”

―도지사로서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갈등을 키우면 주목을 받을 수 있다. 갈등을 인위적으로 일으키고, 양산하는 경우도 있다. 의도적으로 일으키거나 의도적이진 않지만 갈등을 일으킨 후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피곤하다. 좋은 지도자는 평상시 갈등이 일어나기 전에 잘 조절하고 해결해야 한다. 위기가 닥치면 국민들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나서서 맞서 싸우고 해결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평상시에는 있는 듯 없는 듯해야 한다.”

―자신과의 싸움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참아야 한다. 천성적으로 잘 참는 편이다. 나를 들여다보면 죄를 짓고, 완벽하지 못하며, 부족한 것이 많은데 남을 탓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긍정의 힘이기도 하다.”

대담=한동훈 정치부장/사진=이정선기자/kukai2002@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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