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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옥은 사람처럼 어울림체형이다 - 당준상 수원시 문화유산관리과장

[기고]한옥은 사람처럼 어울림체형이다 - 당준상 수원시 문화유산관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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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08일 21:23:42 전자신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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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준상 수원시 문화유산관리과장

건축법상 ‘한옥’이란 ‘기둥 및 보가 목구조 방식이고 한식기와, 볏짚, 목재, 흙 등 자연재료로 마감된 우리나라 전통양식이 반영된 건축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 ’한국식 집’을 한옥이라고 부르던 경향에서 벗어나 전통 건축방식을 지닌 건축물을 한옥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한옥은 한동안 외면 받았다. 더 빠르고 더 편한 삶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눈에 차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 한옥이 재조명 받고 있다. 친환경적이며 고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한옥은 오히려 생활 속 쉼표와 비움의 미학을 찾는 현대인에 걸맞는 삶의 공간이 된 것이다.

한옥은 쉼이다. 시간에 쫓기고 일에 찌들 때, 사회관계에 시달릴 때, 사람들은 이상에서 벗어나길 원한다. 눈을 감으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시골풍경, 그곳을 이루고 있는 나지막한 초가와 기와. 한 여름 선선한 바람처럼 한옥은 우리에게 쉼이다.

한옥은 따스함이다. 흙, 돌, 나무 등 자연재료로 만들어진 한옥은 자연 예술품이다. 나와 네가 구분 없는 어울림. 언제든 찾아오는 이를 위해 속살을 내어주고 품어주는 한옥은 넉넉한 따스함이다.

한옥은 치료소다. 현대의 환경병인 아토피를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 이미 세종 때 편찬된 ‘구황찰요’에는 ‘뜨끈한 구들은 병을 치료하는 데 요긴한 시설’이라고 밝히고 있듯, 한옥에서 산다는 것은 내 몸을 치유하는 일이다.

화성행궁은 한옥이 잘 어울리는 곳이다. 수원시는 수원 화성행궁과 더불어 그 일대를 매력적인 한옥마을로 조성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7월까지 현재 남아있는 한옥을 세밀하게 조사할 예정이다. 화성사업소에는 한옥지원팀을 신설했다. 한옥지원팀은 화성 내 한옥의 수리,보수,신축 업무를 지원하고 게스트하우스를 설립할 계획이다. 필요하다면 한옥은 물론 관련 장인과 자재의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관리를 위한 전문 인력과 조직의 확대도 좋을 듯싶다.

수원시의 한옥정책은 ‘서포트’, ‘리폼’, ‘공공성’에 주안을 두고 있다. 우선 ‘한옥 서포트’ 사업은 한옥 신축시 최대 1억5천만원까지 지원한다. 누구나 한옥을 쉽게 건축할 수 있도록 한옥건축 안내서도 준비했다. 기존 무예24기 대기소였던 한옥은 리모델링하여 한옥게스트하우스 조성하고, 철거대상인 남향동 소재 한옥 4개동의 자재에 대한 보존타당성 용역을 추진 중이다. ‘한옥 리폼’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옥 공공성’사업은 화서문 주변과 화홍문 주변에는 한옥형 관광안내소를 건설한다. 그리고 한옥 홍보와 문화조성을 위해 장안문 주변에는 한옥기술전시관을 신축한다.

현대식 혹은 서양식 건축물과 대조되는 한옥은 자연스러움으로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 그래서 한옥의 가치는 하나씩 되살아나고 있다. 더불어 한옥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여유는 덤이다.

사람은 혼자보다 둘 또는 그 이상일 때 보기에 좋다. 한옥도 그렇다. 독채 보다는 둘 이상으로 어우러진 한옥이 제멋이다. 한옥의 대부분이 ‘ㄷ’자 형, ‘ㅁ’자 형인 것도 이 때문인 듯싶다. 그래서 한옥은 사람처럼 어울림체형이다. 머지않아 화성행궁 주변이 한옥으로 꽃단장 하는 날이 오리라. 사람 닮은 한옥에서 어울림의 삶을 살아가는 수원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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