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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정치칼럼] 김문수-김부겸 빅매치와 지역정서

 

 

[송국건정치칼럼] 김문수-김부겸 빅매치와 지역정서

수도권 정치하다 귀향한
여당·야당의 두 대권잠룡
홈런성 타구 두 번 김부겸
첫 타석 들어서는 김문수
수성갑 유권자의 선택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내년 4·13 총선 때 대구 수성갑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할지가 중앙정가의 관심을 모은다. 출마가 현실화되면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과의 빅매치가 이뤄지는 데다, 선거 결과가 여야의 차기 대권 경쟁구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까닭이다.

김문수는 이미 출마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불과 한 달 전 필자에겐 “생각해 본 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어떤 물밑 움직임이 있었는지 지난달 29일 수성갑 당협사무실을 찾아 “수성갑에 와 보니 오지 말라는 사람이 없다. 조만간 좋은 판단을 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정치 재진입 통로가 마땅치 않자 ‘고향’을 우회로로 택한 것처럼 보인다. 그는 영천이 출신으로, 경북고를 나왔다.

만일 김문수가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다면 지역정가에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된다. 한 선거구에서 한 명만 뽑는 소(小)선거구제가 도입된 1988년 13대 총선 이래 수도권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이 대구로 옮겨 당선된 사례는 18대(2008년) 홍사덕 전 의원이 유일하다. 홍사덕은 서울 강남을이 지역구였으나, 18대 때 대구 서구에서 6선에 성공했다. 당시 그는 ‘박풍’(朴風·박근혜 바람)을 타고 친박연대 간판으로 당선됐다가 곧바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그는 임기 4년만 때우고 다시 수도권(서울 종로)으로 돌아갔지만 낙선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계열을 포함한 진보정당에서 수도권 정치를 하던 유력 인물들이 대구로 눈을 돌린 사례도 있었다. 민주당 대표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충남 천안 출신 조순형 전 의원이 17대(2004년) 때 서울 강북을 지역구를 떠나 수성갑에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한 일이 시초다. 이후 18대 총선에선 경기도 고양시 덕양갑에서 재선을 했던 유시민 전 의원이 수성을에 나섰지만 고배를 마셨다. 경주 출신으로 대구 심인고를 나온 유시민은 “대구에 뼈를 묻겠다”고 했지만, 지역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자 곧장 짐을 쌌고, 2010년 지방선거에 경기도지사로 출마했다가 또 떨어졌다.

진보정당의 유력 정치인으로서 대구 신(新)정치 1번지 수성구 공략에 나선 세 번째 타자는 김부겸 전 의원이었다. 김부겸은 16~18대 내리 3선을 했던 경기도 군포를 뒤로하고 19대 총선(2012년) 때 ‘지역구도 극복’을 기치로 수성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경기도 군포 지역구 관리가 탄탄했다는 점에서 등을 떠밀리다시피 대구로 왔던 조순형·유시민과 차이가 있다.

김부겸은 앞서 두 타자가 범타(조순형 12.2%)나 안타성 타구(유시민 32.6%)를 쳤다가 아웃된 것과 달리 큼지막한 홈런성 타구(40.4%)를 날렸으나 투표장 보수층 결집으로 만들어진 담장을 넘기지는 못했다. 김부겸은 “유시민 짐까지 지고 대구에 뼈를 묻겠다”고 한 약속대로 대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6·3 대구시장 선거에서 다시 40.3% 지지를 받았다.

김문수가 출마를 결심했다고 바로 공천장을 받는 건 아니다. 수성갑에선 이미 비례대표 강은희 의원, 정순천 대구시의회 부의장, 임재화 변호사, 의사인 이덕영 원장 등이 표밭을 갈고 있다. 김문수에겐 지역에서 볼 때 ‘아킬레스건’도 있다. 그는 경기도지사 시절 국가균형발전론에 불이 붙자 ‘대(大)수도론’으로 맞불을 놨다. 오히려 서울·인천·경기의 규제를 풀고 몸집을 불려 국가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당시만 해도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나중에 대구 출마를 검토하는 일을 상상조차 못했을 수도 있다. 수도권 정치를 잠시 뒤로하고 대구로 눈을 돌리는 김문수와 이미 대구에 둥지를 튼 김부겸. 유권자들은 여야의 두 대권잠룡 가운데 누구를 선택할까.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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