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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기업들의 ‘역할론’에 대한 목소리는 매년 제기됐다. 거대 기업들이 지역사회로부터 수익을 누리는 만큼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각 기업 법인들의 지방소득세를 국가가 아닌 일선 시·군에서 거두면서 역할을 알 수 있게 됐다.
대기업 법인 한 곳이 내는 지방소득세의 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르면서 중소 법인 수만여곳보다 많은 금액을 내기 때문이다.
반면, 이 때문에 대기업을 유치한 지자체와 반대인 지자체와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앞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업 법인 덕 ‘톡톡’
지난해 소득 귀속분에 대한 법인지방소득세로 4천500억원을 납부한 삼성전자는 도내 법인 중 가장 많은 세금을 낸 기업으로 확인됐다.★관련 그래픽 참조
31개 시·군이 15만1천608곳으로부터 거둬들인 1조2천751억원의 35%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전자로부터 세금을 징수한 수원시, 화성시는 각각 2천857억, 2천265억원의 법인지방소득세를 거뒀고, 용인시는 1천626억원을 거뒀다.
이 덕분에 수원, 화성, 용인시 세 지자체가 거둔 법인지방소득세 6천750억은 31개 시군이 거둔 1조2천751억원의 52%를 차지했다.
북부에 위치한 파주시도 지난달 법인지방소득세를 거둔 뒤 미소를 지었다.
1억원의 법인지방소득세를 낸 LG디스플레이가 올해는 160배 늘어난 160억원을 납부해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90억원을 거둔 파주시가 올해 징수한 금액은 362억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대기업 한 곳의 소득 증가 영향이 지자체 곳간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판교테크노밸리에 국내 주요 IT업체를 다수 유치한 성남시도 대기업 효과를 누리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의 법인이 설립하면서 이들이 내는 세금도 각각 100억여원, 70억여원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 영향으로 성남시도 지난해 954억원에서 올해 1천118억원으로 164억원가량 증가했다.
이밖에도 오산시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11억원 이상의 지방소득세를 납부하는 등 법인들의 지역 ‘기여도’가 확인됨에 따라 앞으로 지자체의 기업 유치전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 뚜렷
상대적으로 대기업 사업장이 적은 경기 북부지역(고양, 남양주, 의정부, 파주, 양주, 구리, 포천, 하남, 동두천, 가평, 연천 등 11곳)에서 지난달 거둔 법인지방소득세는 총 1천126억원이다.
전체 1조2천751억원의 10%도 채 되지 않는 8.8%로, 성남시 1개시가 거둔 1천118억원보다 8억원 많은 규모다.
해당 북부지역의 법인 수는 3만6천331곳으로, 도내 전체 법인 15만1천608곳의 24%에 이르지만 소득세는 이에 못 미치는 것이다.
그만큼 법인 개개인이 내는 법인지방소득세 규모의 차이가 큰 것으로 해석된다.
북부지역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거둔 지자체는 파주시 362억원으로, 이곳에는 LG디스플레이가 위치해 160억원의 세금을 납부했다.
나머지 10개 지역에서 가장 많은 법인이 소재한 고양(1만1천67곳)의 경우도 삼성전자 사업장으로부터 10억원가량을 납부 받았지만, 이것이 전부였다.
의정부에서는 신세계백화점이 3억원 가량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냈고, 가평에서도 한국수력원자력이 10억원을 납부했다.
북부 한 지자체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들이 도를 벗어나거나 남부권에 사업장을 차리면서 북부지역은 상대적으로 적은 세금을 거두고 있다”며 “기업들이 북부에 유치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호기자/kjh@joongb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