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봉 홍형표 작가는 오랫동안 사군자와 서예에 몸 담아오면서 이를 종합해 문인화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왔다.
화선지와 먹, 모필 그리고 안료를 통해 자유롭게 화폭에 담아낸 그 흔적은 자연을 빌어 자신의 속내를 표출하고자 풀어낸 것들. 전통적인 사군자와 문인화 형식을 가능한 유지하면서도 기법이나 방법론을 달리해 순수 회화로서 입지를 다져온 그의 화법은 결코 흔하지 않다.
홍형표 작가의 개인전 ‘시간의 흔적’이 1일부터 6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그의 작품 한쪽에는 개성적인 한글 서예로 채위진 이야기들이 조금은 특별해 보인다. 그 문자는 그림을 설명하기도 하고, 보조하기도 하는데, 그림과 문장이 하나로 엮여 있다. 더불어 그가 그림 속으로 불러들인 도상들은 자연의 이미지이자 자신의 심경, 사유를 대변하는 매개들로 작용한다. 작가는 그 매개를 빌어 모종의 문장을, 또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 모습이다.
화폭에는 생명체를 상징하는 꽃과 전통적인 사군자의 의미를 달고 있는 매화, 몽골여행을 통해 접한 매혹적인 별(별자리), 자신의 분신처럼 부유하는 새 등이 모여 우주자연의 신비와 이치, 생명예찬 등을 기술해 보인다. 물론 자연과 생명체를, 삶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자신의 심중을 표현하는 매개들이기도 하다. 현대적인 다양한 방식을 취하고 있는 듯 하지만, 그림의 주제는 여전히 문인화의 전통에 잇대어 있는 셈이다.
홍 작가는 전주대 산업미술과와 동대학원 한국화과를 졸업했다. 개인전 5회과 120여 회가 넘는 다양한 기획 초대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경남도립미술관 작품심의위원, 홍익대학교 디자인교육원 강사, 수원대학교 미술대학교 겸임교수, 대한민국미술전전 심사위원, 경기미술대전 운영위원장 및 심사위원, 전북·울산·경인·전남·강원·경남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경기미술대전 초대작가, 경기안산국제 아트페어 운영위원, 나해석미술대전 운영위원장,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장, 수원시미술전시관 관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