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있는 수묵에 채색을 더해 생동하는 자연을 그려온 설봉 기노철이 수원시미술전시관에서 회고전을 열었다.
여든을 바라보는 기노철 작가는 김포에서 태어나 60년 넘게 그림을 그렸다. ‘그림쟁이’는 안 된다는 집안의 반대에도 꿋꿋하게 견디고 붓을 들었다. 시작은 서양화였지만 중국 동양화 교본인 <계자원>을 공부하면서 동양화법을 알게 됐고, 이내 동양화에 심취했다.
그는 1980년 첫 개인전을 가진 이후 고향인 김포를 비롯해 수원, 서울 등에서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경기도 미술대전ㆍ경기도지사상ㆍ김포시 문화상ㆍ경기도 문화상ㆍ자랑스런 경기인상 등을 수상했다. 2014년에는 한국예술문화 명인(동양화 산수화부문)에도 선정됐다.
이번 전시는 기 작가의 60년 예술 인생을 되돌아보는 자리다. 수묵에 몇 가지 색을 넣어 우리나라의 산수를 표현했다. 섬세한 붓 터치와 절묘한 색의 조화에 정확한 관찰력이 더해져 관념적이면서도 현실성이 묻어난다. 도시 개발로 옛 모습이 사라져가고 높은 빌딩만이 가득한 이 시대에 산수의 아름다움을 다시가슴에 새길 수 있다.
각 계절이 가지는 특징도 포착했다. 푸르른 들판이 인상적인 봄 풍경, 하얀 눈으로 뒤덮인 겨울 산, 붉게 물든 단풍으로 가득한 가을은 무뎌진 사계절의 가치를 생각해보게 한다. 전시는 오는 23일까지 이어진다. 관람료 무료.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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