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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봐도 박근혜 정부 답답한데 국민은 오죽하겠나"

"내가 봐도 박근혜 정부 답답한데 국민은 오죽하겠나"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2015.02.22 00:48 / 수정 2015.02.22 05:35

박근혜 정부 2년 새누리당 혁신 사령탑 김문수 위원장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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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이 당사에서 출범 2주년을 맞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최정동 기자


새누리당 혁신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를 묻자 “답답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방문했다는 그는 “국민들이 대체로 하는 말들이 한마디로 답답하다는 것”이라며 “나도 답답한데 그분들은 오죽 답답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집권 중반기에 들어선 박근혜 정부를 향해 “지금은 성과를 내야 할 시기”라며 “무엇보다 국가 구조를 대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가 부채를 자꾸 증가시키는 건 후손들에게 죄를 짓는 일”이라며 “국가 재정 전체를 보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순을 밟아서 ‘족집게 다운사이징(down-sizing·감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집권 2년 만에 30% 수준까지 떨어졌다. 무엇 때문이라고 보나.
“우선 첫째는 경제가 어렵다. 두 번째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뭔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없는 거다. 한마디로 지리멸렬(支離滅裂), 오리무중(五里霧中)인 상태다. 경제나 복지나 그렇게 비치니까 대체로 하는 말들이 답답하다는 거다.”

-어떻게 풀어 가야 할까.
“가장 큰 문제는 앞이 잘 안 보인다는 거다. 나아질 것들을 잘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성과를 내야 할 시기다. 말로는 되지 않는다.”
대통령이 솔선수범 모습 보이는 게 중요 

-집권 3년 차에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과제는.
“무엇보다 국가 구조를 대개혁해야 한다. 공공개혁도 해야 하고. 정치개혁, 연금개혁, 복지개혁, 재정개혁, 교육개혁 등 많은 개혁이 있는데 그중 대통령이 가장 단시간에 보여줄 수 있는 건 당신 자신이 대개혁을 해야 한다. 과거 천막당사 때처럼 말이다. 나부터 안 하겠다고 해야 그 다음에 칼이 들어가는 거다. 절대로 혁신에서는 ‘나는 로맨스이지만 너는 스캔들 일으키지 마라’ 이런 식으론 안 통한다. 철저한 자기 솔선수범이 혁신의 제1원칙이 돼야 한다.”

-복지 수요는 늘고 있는데 세입은 반대로 줄어들면서 국가 재정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해법이 있다면.
“정부 살림이 큰 위기에 봉착했다. 첫째는 인구 요인이고 두 번째가 경제 요인인데 어느 쪽도 좋지 않다. 무엇보다 국가 재정 전체를 보고 국민이나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는 수순을 밟아서 납득할 수 있는 항목부터 ‘족집게 다운사이징’해야 한다.”

-과정이 쉽지 않을 텐데.
“예산을 1억원만 줄여도 1000명 이상의 집단 민원이 발생하게 돼 있다. 그만큼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하지만 부채를 자꾸 증가시키는 건 후손들에게 죄를 짓는 일이다. 고통을 감내하고 후손들에게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과 청와대부터 대혁신을 해야 한다. 대통령께서 ‘올해 (급여를) 동결하겠다’ 또는 ‘10% 반납하겠다’ 이렇게 솔선수범하면서 ‘공무원도 이렇게 가자’고 해야 한다. 투명한 재정 상태와 소요 예산을 갖다 놓고, 그 방안에 대해 솔선수범하면서 호소한다면 국민의 이해도가 훨씬 높아지고, 정책의 실현성도 높아질 것이다.”

-최근 ‘증세 없는 복지’를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분분하다.
“정직하게, 그리고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그걸 받아들여야 한다. 사실상 (박근혜 정부 집권 이후) 그동안 증세가 이뤄져 왔다. 담뱃값 올린 것만해도 담배 한 갑 살 때마다 세금이 올라간 게 아니냐. 집권 초기에도 세무조사를 많이 해서 원성이 많았지만 그런 것도 사실상 증세 효과를 가져오는 편법적 증세라고 본다. 이런 상황을 긍정해야 한다.”

-자칫 더 센 역풍을 맞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 돈을 다 어디다 썼나. 복지에 더 들어갔다. 개인이 가져간 게 아니지 않나. 어르신들한테 20만원, 산모들한테 20만원씩 다 드렸다. 실제로 복지가 많이 늘지 않았나. 이제는 정직하고 투명하게 이런 것을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강력한 혁신 없으면 총선·대선 어려워

-현재 당 지도부의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하나.
“저는 전반적으로 잘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좀 더 강력한 혁신을 하지 않으면 내년 선거는 물론 차기 대선도 어려울 거다. 더욱더 강도 높은 혁신을 지속적으로 위로부터 솔선수범해서 추진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 대표 체제로 바뀌면서 여야 관계가 급랭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표가 이번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것은 잘했다고 본다.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 산업화의 정통성에 대한 일정한 승복이라고 보는데, 그러나 아직까지 최고위원들은 발걸음이 안 떨어졌다. 여야 관계가 지금 그 기점에 있는 거 아니냐.”

-앞으로 여야 관계는 어떻게 풀어 가야 할까.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하고 그 위에 선진화와 자유 통일에 대한 비전을 공유할 때 여야 사이에 원만한 경쟁이 있고 합의가 있는 것 아니겠나. 그런 면에선 김무성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것도 상당히 잘한 거다. 나와 달랐지만 이를 긍정하고 미래를 향해 힘을 합쳐 나가는 행보, 그것이 여야 관계에 가장 중요한 것이다.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는 변화가 있으면 그중에 누가 잘하느냐, 그건 국민이 판단할 문제다.”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의 활동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성과를 꼽는다면.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부분에서 내가 생각했던 건 거의 다 했다. 국회의원 무노동·무임금과 함께 출판기념회를 없애기로 했고, 선거구획정위원회·세비조정위원회·윤리위원회도 전부 외부화시켰다.”

-점수로 평가한다면 몇 점을 주겠나.
“현재 시점에서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대로만 된다면 우리 정치, 국회의원들에 대한 국민 인식에서 합격점이 안 되겠나. 그렇게 보고 있다.”

-미진했거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혁신안이 신속한 입법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야당 지도부가 바뀌었고, 경제가 어렵고 국정 전반에 불투명한 점이 많아졌기 때문에 정치혁신 부분이 상대적으로 초점에서 멀어진 거 같다. 그게 제일 문제다.”

-혁신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내 의원들의 반발이 컸다.
“출판기념회도 못하게 하고, 국회에 안 나오면 세비를 깎아버리고…. 액수로 봤을 때는 국회의원 1인당 억대의 손실을 보는 그런 정도로 큰, 제 살을 깎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반발이 많았다. 우리가 일용잡부인 줄 아느냐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국회의원부터 솔선수범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 차원에서 계속 이야기와 설득을 했고 결국 의원들이 다 내려놨다.”

-혁신안이 실제 법제화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중요한 건 여야 합의가 돼야 하는데 합의 과정에 선거가 임박하기 때문에 그게 문제다. 통상적인 예로 봐서는 합의를 하지 않으면서 질질 끌다가 연말이나 내년 초가 돼서 바쁘다고 집어던져 버리고, 선거 한다고 가 버리면 안 되는 거다. 그래서 일정과 시한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야당도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적극 나서야

-국회의원 선거가 1년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은 가능할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여야 간에 합의하면 법제화가 될 수 있다. 우리 당은 이미 오픈 프라이머리를 시행하는 것으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야당의 흐름은 확고하게 그 방향으로 안 가는 거 같다. 문재인 대표와 야당에서도 이제 공천권을 내려놓고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리는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언제까지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할까.
“여야가 합의를 하고, 4월까지는 구체적 내용을 마련해 5월부터는 법제화해야 한다. 그래야 1년 전부터 정치 신인들이 뛸 수가 있다.”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은 왜 필요한가.
“정치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풀뿌리 민초들의 목소리를 중앙으로 모아 조정하고 합의하는 것. 이게 정치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공천이라는 것 때문에 정치가 보스나 청와대 중심으로만 이뤄졌다. 차기 공천을 어떻게 하느냐, 즉 자기 생사가 밑에 없고 위에 있기 때문에 지역구에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오직 공천만 받으면 된다. 이것이 바로 민심과 괴리되는 그들만의 정치, 그게 내가 볼 때 ‘여의도 정치’라고 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여의도 정치가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 풀뿌리 정치로 바뀌는 일대 거보가 바로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이다.”

-북한인권법을 최초로 발의했는데, 북한 인권 문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북한 인권의 핵심은 자유통행권이다. 지금은 국경을 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군 단위를 이동하는 데도 통행허가증이 필요하다. 거기다 수용소 문제라든지 원칙 없이 잔혹한 형벌을 내리는 게 보통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북한 인권 문제는 우리로선 매우 절박한 사안이다. 헌법에서도 북한 주민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우리 정부, 국회에 있다고 규정돼 있다. 남의 일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도 북한인권법을 제정했고, 올해는 캐나다와 호주가 제정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국회만 깜깜인데, 이거야말로 국제 망신이다. 하루라도 빨리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켜야 하는 절박한 시점이다.”

-새누리당 대권 주자들의 지지율이 야권 주자들에 비해 열세인데, 이유가 뭐라고 보나.
“우선 우리 후보들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고, 둘째는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도 안 된 상태에서 현직 대통령이란 큰 그늘 때문에 나머지 후보들은 아직 안 보이는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임기 3년차가 지나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내년 총선에서 이한구 의원의 불출마로 공석이 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 국면이라면 내년 총선에서 당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의 승리를 위해 선거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