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가 도내 부동산 중개수수료 인하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중개수수료가 인하되면 도민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이 자명하지만 부동산 관련 단체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광역자치단체 중 경기도가 가장 먼저 중개수수료 인하 조례안을 심의, 전 국민의 눈과 귀가 경기도의회를 향하고 있는 가운데 도의원들이 도민의 손을 들어줄지, 부동산 단체들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경기도 부동산 중개수수료 등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안’을 지난달 23일 도의회에 제출했다.
이번 개정안은 주택 매매ㆍ교환 시 6억원에서 9억원 미만인 주택의 경우 기존 0.9% 이내 협의하게 되어 있는 것을 0.5% 이내에서 협의하도록 했으며, 주택 임대차는 3억원에서 6억원 미만의 경우 기존 0.8% 이내 협의하게 돼 있는 것을 0.4% 이내에서 협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고가의 주택을 매매 또는 임대차 할 때 중계수수료를 절반 수준으로 인하하는 것이다.
이 개정안은 오는 4일 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심의를 받을 예정인 가운데 심의를 앞두고 도의회 도시환경위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수료 인하에 따라 피해를 입게 되는 부동산 중개업 관련 단체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도가 개정안에 대해 입법예고를 하면서 도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총 3천792명 중 찬성은 2천335명, 반대는 1천457명이었다. 반대 의견을 제시한 도민 대부분이 한국 공인중개사협회중앙회 회원, 한국 공인중개사협회 수원시영통구지회 회원, 개인공인중개사 등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도민들이었다.
이들은 중개수수료를 고정으로 명시해 주거나 인하폭을 낮춰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이달 말께 수수료 인하 조례안을 심의하는 서울시의회의 결과를 지켜본 뒤 향후에 다시 논의하자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도는 3월부터 많은 도민이 이사를 하기 때문에 이번 임시회에서 조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세영 도의회 도시환경위원장은 “도의원 간에도 도민들의 주거 복지 향상과 부동산 중개업 존폐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일단 안건 처리를 보류하고 서울시 결과를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다. 표결을 통해 안건 처리를 밀어붙이지는 않을 계획”이라며 적지않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도 관계자는 “이번 중재수수료 인하는 정부의 권고 사항으로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라며 “도의회가 도민들을 위해 조례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종시의회에서는 정부 권고안대로 중개수수료를 인하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이 전국 최초로 상임위를 통과했다.
이호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