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경제.부동산의 칸 ../*건설.건축.토목.설계 등

'마천루 경쟁' 불 지핀 현대차…한전부지에 571m 초고층 건립

'마천루 경쟁' 불 지핀 현대차…한전부지에 571m 초고층 건립

잠실 제2롯데 보다 더 높아…2020년 완공되면 최고 높이

마천루 경쟁 2000년대 본격화, 안전·설계능력 부족은 풀어야할 숙제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5.02.02 06:30:00 송고
현대차그룹이 서울시에 제안한 삼성동 한전부지 개발안 /제공=서울시 ©News1


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 부지에 571m 높이의 본사 사옥을 짓는 내용을 담은 사업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차가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555m) 보다 더 높은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마천루(摩天樓) 경쟁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대차는 한전 부지에 그룹 본사 사옥 등 업무시설을 지상 115층 규모(571m)로 설정하고 △전시컨벤션 시설 △호텔·판매시설이 들어서는 마이스(MICE)시설(62층)도 조성한다는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현대차 계획대로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건립되면 내년 말 완공 예정인 잠실 제2롯데월드를 뛰어넘는 국내 최고 높이의 건물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현행 건축법은 50층 이상 또는 200m 이상이면 초고층 건물로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초고층 건물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는 배경에는 랜드마크 빌딩을 건립해 기업 위신을 확고히 다지려는 자존심 싸움이 자리잡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올해 시무식을 통해 "한전 부지에 105층 규모 건물을 지으면 그룹 이미지 제고는 물론 국가 경제발전에도 이바지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점은 재계 서열 1·2위를 다투는 기업 총수로서의 자존심을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에서 초고층 빌딩 건립이 시작된 시점은 한화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여의도 63빌딩(249m)이 준공되면서다. 이 빌딩은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던 일본의 선샤인60보다 크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63을 붙여 이름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63빌딩을 건립한 신동아그룹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지난 2002년 건물 소유권이 한화그룹으로 넘어왔지만 88년 서울올림픽 개최 이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초고층 건물로 여겨졌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마천루 경쟁은 주거용 건물로까지 확대됐다. 주상복합 아파트 열풍을 일으킨 강남 타워팰리스는 여의도 63빌딩보다 높은 264m(69층) 높이로 건립되며 "타워팰리스 거주자=부유층"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냈다.

지난 2011년에는 부산 해운대에 300m(80층) 높이의 '해운대 두산 위브더 제니스'가 완공돼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주거용 건축물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상업용 건물을 포함한 전체 빌딩 중에서는 지난해 준공된 인천 연수구 송도동 동북아트레이드타워(312m, 68층)가 현존하는 가장 높은 건물이다.

건설기업 관계자는 "잠실 제2롯데월드와 삼성동 GBC는 국내 최초로 높이 500m를 넘는다는 점에서 이들 건물이 완공되면 초고층 빌딩 트렌드가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완공된 건축물을 기준으로는 △송도 동북아트레이드타워(312m, 68층) △해운대 두산 위브더 제니스(300m, 80층) △해운대 아이파크(292m, 72층) △여의도 IFC(279m, 55층) △부산 WBC 더팰리스(265m, 51층) △강남 타워팰리스 G동(264m, 69층) △목동 하이페리온(256m, 69층) △경기 메타폴리스 (249m, 66층) △여의도 63빌딩(249m, 63층) △경기도 중동 리첸시아(238m, 66층) △송도 포스코 더샵(235m, 64층) 순으로 높다. 높이 300m 이상의 건물은 송도 동북아트레이드타워와 해운대 두산 위브더 제니스 2곳이 유일하다.

이 관계자는 "현대차가 GBC 건립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에 따라 공사 또는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부산 부산롯데타운(107층), 해운대 관광리조트(101층), 상암동 랜드마크빌딩 등 높이 500m가 넘는 다른 초고층 빌딩 사업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다만 초고층 빌딩 건립에 따른 안전 문제와 설계능력 강화 등은 풀어야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haezung2212@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