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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민호의 혼자생각] 지방자치01

[노민호의 혼자생각] 지방자치01

지방이라는 단어는 '서울'을 기준으로 본 시각의 표현입니다.
말 그대로 자신은 중앙이고 나머지는 '변방'이라는 뜻입니다.
고려 태조 왕건이 23명의 부인을 두었다는 것은 그 당시
우리나라에 23개의 세력이 존재했다는 뜻입니다. 결혼이라는
제도를 이용해 상호 이해관계를 맺은 거지요. 다시 말해 고려
초기만 해도 중앙집권적 권력체계가 아니라 상당히 지방분권적인
흐름이 있었다는 거지요.

우리가 아는 태종 이방원이 왕위에 오르자 가장 먼저 시행한 것이
사병의 혁파였습니다. 개인이 군인을 두지 못하게 한 것이죠.
사실 사병은 어떤 세력을 유지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그런데 그 사병을 혁파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우리나라에도 강력한
중앙집권이 실시된다고 보는게 맞을 겁니다. 말을 안들으면 군사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것. 국가의 특징이 바로 합법적 폭력이라는
사실을 보면 이러한 흐름은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과연 중앙집권이 좋은 제도일까요 아니면 지방분권이 좋은 제도 일까요?
거기에 답은 없습니다. 문제는 하나의 권력이 중앙에서 그 권한을 너무 강하게
움켜잡으면 지역에서는 그런 권한에 대한 대항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게 자연스러운 현상이지요.

우리나라는 1948년 제헌헌법부터 지방자치제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전쟁을 치르던 1952년 3월에 기초의원 선거를 치르고 5월에는
광역의원 선거를 치릅니다. 이해가 안가시죠? 하지만 역사적인 사실입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후의 지방자치 선거를 뜨문 뜨문 치루다가 1960년 4.19를
지나면서 제대로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됩니다. 하지만 5.16군사정변으로
모든 지방의회가 강제 해산되었죠. 심지어 유신헌법에는 통일이후에
실시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5공화국에서도 지방자치는 헌법과 법률에만 있었다가 1990년 10월 김대중
대통령이 단식투쟁을 통해 1991년 3월에 선거를 치르면서 지방자치가
실시되었습니다. 자치단체장 선거는 1995년부터 치렀으니까 올해로 20년이 됩니다.

주변에 어떤 분들은 지방자치제도에 대해 불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계십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자치제도가 실시되면서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눈을 감고
살았던게 분명합니다. 자치단체의 공무원이 얼마나 진철해졌습니까? 아직도
불친절 하다구요? 옛날엔 훨씬 더했습니다. 지금 시청 공무원과 법원공무원,
교육공무원을 비교해 보십시오. 자치제도를 통해 단체장을 선출한 곳이
10배는 친절하고 열심히 일합니다. 그게 아주 객관적인 현실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지방자치는 앞날이 어둡습니다. 제도만 자치지 내용으로는
너무 많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지요. <다음 글에 계속>

* 이글은 앞으로 3-4회에 걸쳐 연재형식으로 보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