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룡들' 지역상권 집어삼키다
전상천·김민욱·정운 kmw@kyeongin.com 2015년 01월 09일 금요일 제1면 작성 : 2015년 01월 08일 20:08:59 목요일
▲ 가구점 주인의 한숨 가구공룡 이케아 광명진출 이후 지역상권 붕괴를 우려하는 영세업자들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광명가구거리의 한 가구업체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가구점 공등재 대표는 "이케아 입점이후 대기업 가구 브랜드 간판을 내리고 중저가 제품으로 변경, 반값처분 등 생존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임열수기자
■이케아 1호 광명개점 3주째
중소가구업체 폐업·업종변경 속출
경기남부·인천 소비자도 빨아들여
■프리미엄 아웃렛 입점 지역
파주·고양 의류매장 매출 '반토막'
여주·이천 '타격' 상생요구 목소리
■상인들에게 불리한 '유통법'
상권영향평가를 '공룡' 손에 맡겨
제3기관에 넘기고 내용 공개해야
이케아(IKEA) 광명진출 이후 중소가구업체 폐업과 업종변경 등이 속출하고, 프리미엄 아웃렛이 들어선 파주와 인근 지역의 중소의류업체는 매출이 반토막 나는 등 '유통 공룡'의 시장 잠식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아웃렛이 개점한 이천과 여주도 사정은 비슷한데 유통공룡들이 마치 블랙홀처럼 상권을 마구잡이로 빨아들인 결과다. 하지만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여전히 상권에 미치는 영향의 평가를 유통공룡의 '손'에 맡기고 있는 게 현실이다.
8일 광명사거리활성화대책위원회(가칭)에 따르면 이케아 국내 1호점인 광명점 개점 3주째를 맞은 이날 현재 가구협회 소속 중소업체 33곳 중 3곳이 폐업하고 1곳은 업종을 바꿨다. 3주만에 12.1%의 회원업체가 무너진 셈이다.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김기사'를 서비스하고 있는 록앤올사가 이케아 개점초기(21일까지) 방문자를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광명이 16%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용인 8%, 인천·성남·안양 6%, 김포 3% 등으로 집계됐다.
경기 남부지역과 인천지역 소비자들까지 끌어들인 것으로, 2017년 국내 2호점인 이케아 고양 원흥점까지 문을 열고 나면 시장 잠식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인천은 가구협동조합을 설립해 공동대응 중이다.
이상봉 광명시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이케아 출점 이후 타깃층이 겹치지 않은 가구대기업은 오히려 피해를 덜 봤다"며 "반면 중소가구업체들은 매출이 최대 50%이상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공룡들의 프리미엄 아웃렛 매장 진출 전·후로 지역상권은 반토막났다. 의류업체들이 밀집한 파주 금호동 문화의거리, 고양 덕이동 로데오타운의 경우 파주 프리미엄아울렛(신세계·사이먼),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점 등이 입점(2011년)하기 전 3년간의 월평균 매출액은 3천959만원이었다.
01_그래프.jpg
하지만 입점 후 3년간의 월평균 매출액은 2천10만4천원으로 49.2%(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가 줄었다. ┃그래프 참조
프리미엄 아웃렛이 들어서 있는 여주와 이천지역 상인들도 매출액이 크게 줄었다며 상생방안 등을 요구 중이다. 부천의 '서민경제 위협하는 코스트코 입점저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지만 상권 영향 평가를 해당 업체가 하도록 돼 있는 만큼 법령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용진 공공도시연구소 대표는 "현행 법은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유통공룡들이 평가하도록 돼있는 등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며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제3의 기관이 하도록 하고, 평가내용을 대중에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상천·김민욱·정운기자
<저작권자 ⓒ 경인일보 (http://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제.부동산의 칸 .. > *경제.경영.유통.재테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롯데몰 수원, 다채롭고 풍성한 먹거리 선보여 '관심' - F&B브랜드 40여개, 희귀 브랜드들 가득 (0) | 2015.01.10 |
---|---|
수원화성 형상화 ‘롯데몰’ 친환경 색 더해 (0) | 2015.01.09 |
반세기의 흉물, 수원역 성매매집결지 정비 - [2015 열심히 뛰겠습니다] 염태영 수원시장. 경기일보 150106 기사 중 발췌 (0) | 2015.01.08 |
벨보이서 총지배인까지 올라…“5년간 하루 17시간 근무”, 누구? (0) | 2015.01.06 |
롯데자산개발, 2015년 복합쇼핑몰 개발사업 박차 (0) | 2015.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