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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반기문과 안철수의 차이 - 신율 정치평론가·명지대 교수

[경기시론]반기문과 안철수의 차이 - 신율 정치평론가·명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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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05    전자신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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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율 정치평론가·명지대 교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새해 벽두부터 차기 대선후보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그것도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지난해 12월 26~28일 전국 성인남녀 1천10명을 대상으로 한 2017년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반 총장은 38.7%를 기록한 것이다(전화면접조사(CATI)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조사(SAPS)를 병행하는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8%포인트).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9.8%), 박원순 서울시장(7.4%) 보다 거의 4배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지금 일어나고 있는 반기문 현상은 이른바 “제2의 안철수 현상”이라고 볼 만하다. 즉, 안철수 현상처럼 기존 정치권에 대해 실망한 국민들이 반기문 총장에게 환호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기문 신드롬은 과거 안철수 현상처럼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사라질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반기문과 안철수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은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던 엔지니어 겸 사업가 출신이다. 한마디로 기술직 종사자이자 돈 버는 것이 목적인 사업가 출신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반기문은 다르다. 반기문은 정통 외교 관료 출신일 뿐 아니라, 청와대 수석으로 근무한 경험도 있고 외교장관직을 수행했던 인물이다. 경력으로만 봐도 반기문은 안철수 보다 훨씬 정치적일 수 있다. 

외교 관료 경력은 그렇다 치더라도 청와대 수석으로 근무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정무적 감각을 익힐 기회가 있었음을 의미하고, 또 외교부 장관까지 오른 것을 보면 정치적 감각도 수준급일 것이기 때문이다. 장관직은 단순히 전문성만을 갖고 오르기는 힘든 자리라는 말이다. 그리고 정치계에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시점에서의 이미지도 다르다. 안철수는 본래 자신이 팔아먹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무료로 나눠주면서 일종의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떠올랐지만, 반기문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자리에 있고, 또 세계적 차원의 갈등을 해소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한사람은 정치와는 전혀 상관없는 단순한 우상이었기에 허상이 쉽게 드러날 수밖에 없었지만, 다른 한 사람은 단순한 우상이 아니라, 세계적 차원의 인물이고 또 정치의 기본적 기능인 갈등 해결을 지구적 차원에서 노력하는 이미지를 주고 있어 안철수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또 다른 차이도 존재한다. 안철수는 정치 입문 직전에, “한나라당은 응징해야한다”라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한 쪽으로 몰았지만, 반기문은 그렇지 않아, 여야 양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즉, 안철수는 “한나라당 응징론”을 주장해 스스로를 야당성 이미지로 제한시켰고, 그래서 결국은 문재인 후보 측에 “흡수 아닌 양보”를 해야 했지만, 반기문은 여당을 선택할 수도, 또 야당을 선택할 수도 있는, 그야말로 꽃놀이패를 놓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반기문 총장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만일 대선에 뜻이 있다고 가정할 때, 반 총장은 서슴없이 새누리당을 선택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현재의 야당은 친노들이 다수이고, 실제 이들이 힘을 쓸 수 있는 상황이어서, 야당으로 갔다가는 자칫 안철수 의원 꼴이 날 확률이 높은 반면, 새누리당, 그중 특히 친박계의 경우는, 이렇다 할 대선 후보가 없는 상황이고, 비박 계에서는 김무성 혹은 김문수가 거론되지만 그다지 위력적인 대선후보로 꼽을 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게 당의 지지를 받을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지율이 높은 정당을 선택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비록 노무현 정권 때 장관을 지내고 이를 발판으로 유엔 사무총장의 위치까지 올랐지만 외교 관료라는 성향을 보면, 야당보다는 여당 쪽에 어울리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그의 등장은 기존 대선 판을 뒤흔들 것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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