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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가지의 칸 ===/◇신문.기고.사설.칼럼.방송.

[노민호의 혼자생각] 방범

[노민호의 혼자생각] 방범

지금은 그런 직업이 사라졌지만 오래전에는 파출소에 근무하던 '방범'이라는
직업이 있었습니다.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신분상으로는 경찰은 아니고
경찰업무보조라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들을 대체했던게 의경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 당시 코미디 프로에서 조차 '방범하고는 얘기 안해!' 라고 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무시당한 직업중 하나였지요. 사실 그런 직업이나 신분을
가진 분들이 당하는 고통은 생각보다 큽니다. 일종의 노동을 하지만
정신노동도 함께 하는 것이지요.


 얼마전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분신을 해서 우리사회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전태일 열사도 아닌 경비아저씨가 무슨 이유로 분신까지 했을까.
그 분의 평소 성품이 어떤지 혹여 분노를 극복하는 방법이 서툴렀는지는
모르지만 그분 나름대로 본인의 목숨을 버릴 만큼의 분노가 있었다는 것
만큼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저도 아파트에 살지만 아파트 경비아저씨를 몸종대하듯 하는 사람들이
정말 있습니다. 사람의 본성에는 약한자에게는 강하게 굴고 강한 자에게는
약하게 구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런 동물적 본성에서 더 멀어지는 것이
문화요 문명이라면 이러한 나쁜 관행은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합니다.

사회학으로 저명한 성공회대학교의 김동춘 교수는 유럽과 우리사회를
비교하면서 유럽에서 보기 어려운 24시간 팡팡 돌아가는 고객서비스가
누구에 의해 운영되는지를 돌아보는 글을 썼습니다. 우리가 밤늦게,
새벽에 누리는 서비스를 위해 누군가는 철야를 해야 하고 누군가는
졸린 눈을 비비며 손님을 맞이해 주어야 합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면 '누가 그런 직업을 선택하라고 강요했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럴때 드는 생각은 경비아저씨에게 정말
싸가지 없이 하는 '느자구 없는 '아줌마를 볼때의 마음이 듭니다.
바로 싸다구 한대 날리고 싶은 그런 심정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