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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경제] 복합쇼핑몰

[틴틴경제] 복합쇼핑몰

[중앙일보] 입력 2014.09.03 00:56 / 수정 2014.09.03 01:11

쇼핑·놀이·문화생활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죠

[일러스트=강일구]

Q 롯데·현대·신세계 같은 대형백화점이 유통산업의 새 성장동력으로 복합쇼핑몰 사업을 앞다투어 추진한다는 신문 기사를 읽었어요. 복합쇼핑몰은 일반 쇼핑몰과 어떻게 다르기에 미래 성장산업이라고 하는지 알고 싶어요. 앞으로 어떤 복합쇼핑몰이 생길 예정인지도 궁금해요.

A 맞아요. 복합쇼핑몰은 요즘 유통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어요. 사실 많은 틴틴 여러분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복합쇼핑몰을 가봤을 거에요. 1988년 서울 잠실에 생긴 롯데월드가 우리나라 복합쇼핑몰의 효시라고 할 수 있거든요. 엄마·아빠 손 잡고 실내 테마파크 롯데월드 어드벤처에 가서 신나게 놀이기구를 타고, 민속박물관에서 구경도 하고, 아이스링크에서 씽씽 스케이트도 타고 나서 배가 고파지면 식당가에서 밥도 먹고요. 백화점·대형마트에서 장난감도 사고 장도 보고 롯데월드 안에서만 하루를 꼬박 보냈던 기억이 있을 거에요. 이렇게 한 장소에서 쇼핑은 물론 먹고 마시고 놀고 문화생활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을 복합쇼핑몰이라고 해요. 2000년 ‘아시아 최대의 지하쇼핑몰’이라고 자랑하며 문을 연 서울 삼성동 코엑스도 복합쇼핑몰이고요. 아쿠아리움과 영화관 등 볼거리와 함께 백화점·대형서점·쇼핑몰과 식당가 등이 들어서 있지요. 서울에 사는 틴틴 여러분에게는 익숙한 곳이지요? 

롯데월드·코엑스·센텀시티 …

오래전부터 복합쇼핑몰이 있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복합쇼핑몰이 들어서기 시작한 건 2009년부터에요. 신세계가 부산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백화점과 아이스링크, 대형 스파, 영화관, 골프연습장 등이 결합된 센텀시티를 세웠어요. 같은 해 서울 영등포에도 백화점, 대형 마트와 패션·스포츠 매장 등 쇼핑시설에 영화관·호텔·식당, 어린이 놀이시설 등을 갖춘 건물 연면적 37만㎡ 규모의 경방타임스퀘어가 들어섰고요. 2011년에는 대성산업이 서울 신도림역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한 35만247㎡ 규모의 디큐브시티를 세웠어요. 국내 처음으로 유니클로·자라·H&M 등 글로벌 3대 SPA 브랜드가 한꺼번에 들어온 쇼핑몰로 관심을 모았지요. SPA는 옷을 만드는 회사가 의류 기획·디자인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것을 말합니다. 디큐브시티에는 백화점은 물론이고 서울 서남권 최대 규모 공연장인 디큐브아트센터, 뽀로로 테마파크, 영화관·호텔 등이 함께 있죠. 

2011년 연말엔 영화관과 쇼핑몰·백화점·마트·호텔에 국내 최대 녹지공원 ‘스카이파크’와 문화홀 등이 어우러진 롯데몰 김포공항도 문을 열었고요. 31만4000㎡의 대규모 쇼핑몰이지요. 2012년에는 AIG코리안부동산개발이 서울 여의도에 패션브랜드 매장과 영화관·대형서점·레스토랑 등이 어우러진 연면적 7만6000㎡ 규모의 IFC몰을 만들었어요. 

 올해는 잠실 제2롯데월드의 쇼핑·문화시설인 롯데월드몰이 공사를 마치고 개장 승인을 기다리고 있어요. 아쿠아리움과 세계 최대 스크린이 있는 영화관 같은 문화시설과 함께 명품관·면세점, 유명 맛집, 중소패션매장 등으로 구성돼 있어요. 연면적은 8만㎡입니다. 영화관과 쇼핑시설이 결합한 롯데몰 수원역점, 대형 프리미엄 아웃렛과 영화관, 쇼핑몰로 구성한 부산 롯데복합쇼핑몰도 올해 안에 문을 열 예정이에요. 최근 5년 동안 아주 많은 대형 복합쇼핑몰이 문을 열거나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지요.

소득 2만 달러 넘을 때 발달

 26년 전부터 있던 복합쇼핑몰이 왜 새삼스럽게 새로운 유통산업 모델로 꼽히는지 궁금하지요. 예전의 쇼핑몰과 요즘의 복합쇼핑몰은 뭐가 다른지, 또 왜 갑자기 많이 생기고 있는지도 궁금해 할 것 같아요. 복합쇼핑몰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일본·유럽 같은 유통선진국에서도 ‘대세’로 자리 잡고 있어요. 

2003년 문을 연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는 54층(250m) 모리타워를 중심으로 아시아 최대규모의 현대미술관인 모리미술관, 360도 파노라마 전망대, 비즈니스 빌딩, 특급호텔과 대형 쇼핑시설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복합쇼핑몰이에요. 미국 전역에는 1200여 개의 복합쇼핑몰이 있고요. 복합쇼핑몰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서는 지점에서 복합쇼핑몰이 발달했다”며 “한국도 소득이 늘어나면서 복합쇼핑몰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어요.

 최근 생기고 있는 복합쇼핑몰들의 가장 큰 특징은 문화·휴식·식도락처럼 쇼핑하고는 직접 관련 없는 부분의 비중이 점점 커진다는 거지요. 볼거리, 먹을거리를 즐기러 와서 잘 꾸며진 공원이나 휴식 공간에서 숨도 돌려가며 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김에 쇼핑도 하라는 식이지요. 더 다양한 상품, 저렴한 가격만 내세워서는 요즘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기 어렵다는 걸 기업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여가시간이 많지 않은 소비자는 한번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을 찾으니까요. 커다란 공연장이나 아쿠아리움, 어린이 테마파크, 대형 영화관이나 서점을 복합쇼핑몰 안에 꼭 넣는 이유에요. 

 롯데쇼핑·현대백화점그룹·신세계 같은 유통 대기업이 기존 방식으로는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을 하고 새로운 사업을 찾은 것도 복합쇼핑몰이 더 많이 생겨나는 이유랍니다. 자본과 경험이 풍부한 대기업인 만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복합쇼핑몰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으니까요.

 신세계는 서울을 중심으로 동(경기도 하남시)-서(인천)-남(경기도 안성시)-북(경기 고양시)으로 이어지는 교외형 복합쇼핑몰 벨트를 추진하고 있어요. 교통체증이 심한 주말 도심 백화점 대신 교외로 놀러나오는 기분으로 복합쇼핑몰을 찾도록 만든다는 계획이에요. 도심에서 40~90㎞ 떨어진 프리미엄 아웃렛과 달리 도심에서 10~20㎞ 정도 떨어진 곳으로 접근성도 높였어요. 고가의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지만 큰 맘 먹고 찾아가야 하는 프리미엄 아웃렛과는 달리 복합쇼핑몰은 성격상 도심 여가시설이나 교외 테마파크와도 경쟁해야 하니 더 편하게 찾아오도록 한 거지요. 

현대백화점은 새롭게 형성된 신도시 상권인 판교에서 복합쇼핑몰 알파돔시티를 내년에 열 계획이에요. 롯데는 롯데파주프리미엄아울렛 옆에 캠핑장과 실내체육관, 도서관 같은 문화시설을 갖춘 복합쇼핑몰 세븐페스타를 2017년 개장해 이 지역을 쇼핑·여가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어요.

 이렇게 유통업계의 전략과 자본이 복합쇼핑몰에 집중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어요. 크지 않은 국토와 한정적인 소비 시장에 이렇게 많은 거대 쇼핑몰이 들어서는 것은 과잉투자가 아니냐는 거지요. 복합쇼핑몰은 막대한 자본과 넓은 땅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 위주로 진행될 수밖에 없고, 결국 중소업체는 설 자리가 없지 않느냐는 걱정도 나오고요. 하지만 활로를 찾아야 하는 유통기업과 새롭고 편리한 여가시설을 찾는 소비자가 있기 때문에 복합쇼핑몰 경쟁은 한동안 계속될 것 같아요.

구희령 기자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