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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춘추] 수원의 음식을 통한 관광상품화

[천자춘추] 수원의 음식을 통한 관광상품화
한동민  |  webmaster@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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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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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상업 발달에 따른 다양한 인물 군상들을 감칠 맛나게 그린 김주영의 장편소설 ‘객주(客主)’에는 전국 각지의 이름짜한 음식들이 소개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과천 청참외, 양주 백화암 튀각, 용문사 두릅회와 취쌈, 봉선사 전골, 광주 속댓국, 용인 오이지, 여주 쏘가리탕, 회암사 간장, 장단의 밤떡, 송도의 보쌈김치에 식혜, 그리고 수원의 경우 ‘용주사 약과’를 꼽고 있다. 용주사는 사도세자와 정조의 원찰로 큰 제향이 자주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수원을 대표하는 음식으로는 전국적으로 ‘수원갈비’를 꼽는다. 경기도에는 이천 쌀밥정식, 백암순대, 여주산병, 포천 이동막걸리, 포천 이동갈비, 안양 삼계탕, 광주 곤지암 소머리국밥, 동두천 떡갈비, 안산 대부도 바지락칼국수, 양평 옥천냉면, 의정부 부대찌개 등이 유명하다.

이들 이름난 음식 가운데 수원갈비가 가장 비싼 것이 흠이다. 수입 쇠고기를 재료로 하는 경우에도 비싼 편이다. 그럼에도 수원에서는 한우로 만든 진짜 수원갈비를 파는 특화된 곳이 있어야 한다. 

   
 

며칠 전 수원 영동시장에서는 ‘삼합미음죽’을 시식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는 1795년 화성을 찾은 을묘년 원행 당시 기력이 쇠하신 어머니 혜경궁홍씨를 위해 정조 임금이 특별히 진상한 음식이다. 홍합과 해삼, 쇠고기 등을 쌀과 함께 넣어서 푹 고아서 만든 음식으로 죽보다 알갱이가 없는 미음을 말한다.

홍합은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며 해삼은 신장을 보하고 쇠고기는 당뇨부종을 낫게 한다.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연로한 노인들을 위해 준비하도록 지시한 삼합미음죽은 효의 음식이다.

이와 더불어 원행 당시 정조가 즐겨 먹었던 음식으로 ‘금중탕’이 있다. 금중탕은 삼계탕과 곰탕을 합친 음식과 유사한데, 재료는 쇠고기와 닭을 주재료로 다시마, 박고지 등을 사용하여 만든다. 따라서 수원은 ‘삼합미음죽’과 ‘금중탕’을 함께 문화상품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수원의 명물이었던 방화수류정 아래 ‘용연의 순채(蓴菜)’를 기억할 일이다. 화성8경 가운데 용연의 순채가 등장하고 있다. 수련과에 속하는 순채는 긴 줄기의 어린 순을 꺽어 절기음식으로 먹음으로써 더위를 물리칠 수 있다고 여겼다.

‘산에는 송이, 밭에는 인삼, 물에는 순채’라고 일컬을 정도로 건강식품으로 인정되었고, 옛날 상류층 양반들이 즐겨 먹던 귀한 음식이었다. 순채 떡, 순채 차 등 순채로 만든 다양한 음식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경주 황남빵이나 천안 호도과자처럼 쉽게 사서 먹을 수 있는 ‘용주사 약과’ 같은 전통을 이은 상품을 시급히 내놔야 할 때다. 

한동민 수원박물관 학예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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