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부동산으로…돈 유입 빨라진다
입력 2014-09-05 20:57:23 | 수정 2014-09-06 00:26:20 | 지면정보 2014-09-06 A1면
低금리에 부양책 겹쳐
ELS 발행은 2조 급증
시중자금이 은행에서 증시와 부동산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부동산 규제 완화, 배당 장려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까지 형성돼 추석 연휴 이후엔 자금 이동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8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365조6402억원으로 6월 말(368조6475억원)보다 3조73억원 줄었다. 이들 은행의 정기예금이 두 달 만에 3조원 이상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다.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은 상반기에만 10조7440억원 증가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전후해 거액의 정기예금이 은행에서 빠져나가 비상이 걸렸다”며 “정기예금 금리가 세금을 제외하면 연 1%대라 견디기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권 전체로도 흐름은 비슷하다. 7월 말 은행권 전체 수신금액은 1198조8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8조8000억원 빠져나갔다.
은행에서 빠져나온 돈은 증시와 부동산 시장에 본격 유입되는 조짐이다. 증시의 대표적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은 최근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6월 4조1744억원이던 ELS 발행액은 8월엔 6조4483억원으로 불었다.
"저금리 못견뎌…원금 손실 위험 감수"
은행 예금보다 약간 위험하지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객예탁금도 서서히 늘어나는 추세다. 하루 평균 고객예탁금은 6월 14조6898억원에서 7월 14조9090억원, 8월 이후 지난 4일까지 15조6503억원으로 늘었다. 기준금리가 인하된 8월 이후 증가세가 뚜렷하다.
저금리 기조에다 정부의 부동산 부양정책까지 어우러지면서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매달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다. 최근 충북혁신도시(충북 음성군)에서 입찰에 부쳐진 LH(한국토지주택공사) 단지내 상가 8개 점포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282%에 달했다.
아파트 공급과잉에 시달리던 세종시에선 지난 3일 금성백조주택이 분양한 387가구 아파트 모든 평형이 평균 30 대 1의 경쟁률로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됐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에도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어 망설이던 사람들이 기준금리 인하와 각종 경기 활성화 대책을 신호탄으로 증시와 부동산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훈 우리은행 잠실역지점장은 “개인들이 연 1%대 문턱까지 내려온 정기예금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좀 더 공격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며 “원금 손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익을 더 얻겠다는 심리가 강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흐름은 추석 연휴가 끝난 이후 더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한국은행이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분석이 많은 데다, 잇따르고 있는 부동산 활성화 정책 등에서 경기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는 걸 체감할 수 있어서다.
박신영/김진수/송형석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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