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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박광온 당선자에게 남겨진 일

사설/칼럼
박광온 당선자에게 남겨진 일
데스크승인 2014.08.04 | 최종수정 : 2014년 08월 04일 (월) 00:00

수원 삼각벨트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박광온 당선자의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알다시피 영통은 처음 임태희·박광온·천호선 세 후보가 각축을 벌이던 지역이다. 하지만 점차 야권 후보 단일화가 정치공학적식 묻지마 연대 프레임에 갇히면서 보수층의 결집을 초래해 결국 수원의 다른 두 지역은 패배했지만 영통은 그래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야당 후보인 박광온을 밀었다. 사실 처음의 세 후보 모두 수원 영통과는 아무런 지역 연고가 없다. 성남 분당을에서 3선을 한 임 후보는 당초 경기 평택을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당의 요청으로 이 지역에 출마했고 박 후보는 금태섭 전 대변인, 이용득 최고위원 등과 경합 끝에 전략 공천을 받았다. 기억하기로 처음 이곳에 내려온 박 후보는 “새누리당이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 이명박 정부 핵심 인물을 공천했다”며 ‘MB 정부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었다.

단순히 심판론만 내세워 이겼다기 보다 영통 지역의 고유한 유권자층이 두터워 지금의 결과가 있다는 판단이다. 영통은 젊은 도시다. 평균 연령 32세라는 비교적 야권층에 유리한 통계도 가지고 있다. 굴지의 삼성전자를 끼고 있어 고학력·중산층 화이트칼라가 아파트층에 포진하고 있다. 그래서 여권에서는 새정치연합 김진표 전 의원이 내리 3선을 지낸 ‘야당 강세’ 지역이라고 일찍부터 분류하고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종합해 보면 새정치연합에서도 수원의 강남이라 불릴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며 엄살을 떨어 내내 결과를 점치기가 어려웠던 점도 부인하기 힘들다.

여론조사에서 처음에는 엎치락 뒤치락 하다 야당이 다소 앞서는 결과가 나왔지만 박 당선인이 이긴 데에는 어찌됐건 야권 연대가 크다. 정당이나 이념 성향을 떠나 지역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인물론이 우세했지만 박근혜 정부보다 이명박 정부에서 중역을 맡아 온 임 후보가 불리했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물론 야권의 선거연대 흐름이 지난해 통합진보당이 종북논란에 휘말리면서 제동이 걸린 것은 사실이지만 영통에서 그 효력은 잔존했다. 젊은 유권층 사이에서 회자되는 야권표 분열을 막기 위해선 단일화가 사실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도 잘 살펴봐야 할 점이다. 유일하게 살아 돌아온 영통 박광온 당선인의 뒤에는 정의당 천호선 후보의 사퇴로 야권표 분산의 위험요소가 제거된 게 한몫 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박광온 당선자는 앞서 지적한대로 이 지역이 처음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깃발만 꽂으면 당선될 것이라는 평이한 정신을 버리고 지역발전에 올인 해야 한다. 당연히 그래야 하고 그게 그의 의무다. 당만 쳐다 보고 투표한 유권자는 결코 아니다. 영통은 이제 서서히 나이 먹어가고 있다. 닦고 조이고 기름 쳐야 할 곳이 한 둘이 아니다. 그의 말대로 삼성이라는 굴지의 대기업이 여기에 있다. 삼성로 하나 만드는데 수 년이 걸렸고 아직도 그 인근에는 재개발을 기다리는 낡은 건물들이 촘촘히 들어서 있다. 영통 역시 수원시의 한 권역이다. 동수원에서 빙빙 돌아야 들어 올 수 있고 상권도 예전만 못하다. 어떤 일이 무엇인지 숙의하고 지역민들과 머리를 맞대야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