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몰이 오는 8월 수원역 인근에 개장할 예정인 가운데 수원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이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며 개점 철회를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17일 현재 지난해부터 1년6개월 동안 양측이 벌여온 상생협력도 사실상 중단됐다.
이날 수원시장상인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한중) 등에 따르면 수원시장상인연합회는 지난 14일 워크숍에서 그동안 롯데쇼핑몰과 진행해왔던 상생협력을 전면 중단하고 개점 반대 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백화점·대형 마트·영화관 등을 갖춘 총 면적 23만㎡ 규모의 경기남부 최대 쇼핑몰이 들어서면 인근 전통시장의 붕괴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상인회 측은 수원역에 AK플라자 개점 이후 팔달문 일대 영화관 6개가 모두 폐업했고 남문 로데오거리, 팔달문 시장 패션 1번가 등 중심상권은 급격히 몰락해 빈 상가가 200여개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태에서 롯데쇼핑몰이 추가로 개장하면 수원지역 22개 재래시장 3천여 점포주의 매출 손실이 연간 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상인회 측은 추산하고 있다.
상인회는 이에 따라 롯데에 주차장 설치, 화장실 개선 등 경영현대화사업을 통해 재래시장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피해보상금으로 500억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롯데 측은 인근 상권의 피해금액을 연 20억원으로 추산하며, 이 중 15억원을 상생발전기금으로 내놓는 안을 지난달 27일 상인회 측에 제시한 상태다.
김 위원장은 “상인들이 생존권 방안을 제시해 달라며 그동안 협상에 참여했지만, 롯데 측은 결국에 15억원이라는 터무니없는 피해보상금액을 들고 나왔다”면서 “수원지역 상인들이 삶의 터전을 잃는 상황을 막고자 개점 반대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원지역 상인 3천여명은 오는 24일 허가증을 일제히 반납하고 오후 2시부터 수원역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진 후 팔달문 광장까지 가두행진을 하며 롯데쇼핑몰 입점으로 인한 수원지역 상권 붕괴를 규탄할 예정이다.
또한 이달 말까지 단계별 단식투쟁 농성에 돌입하는 등 투쟁강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투쟁에는 수원지역뿐만 아니라 도내 85개 경기도상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측에서도 참여할 예정이어서 파장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롯데 쇼핑몰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상인회에서 요청하는 의견을 수렴하고 상생방안을 제안하고 있지만 상인회 측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상인회와 의견 협의 채널을 마련해 결론이 날 때까지 상생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 저작권자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