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야, '민지'야, '가윤'아, '지현'아, '현철'아, '영인'아, '준근'아... 세월호 희생자 가족인 유경근 세월호 참사 가족 대책위원회 대변인이 목놓아 실종 학생들의 이름을 외치고 시민들도 목이메어 따라 불렀다. 세월호 참사 39일째인 24일 오후 세월호 참사 범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가 3만 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진행한 '세월호 참사 2차 범국민촛불행동:천만의 약속' 대회장인 서울 청계광장은 여전히 뜨거운 슬픔의 바다였다고 통일뉴스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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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범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는 2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3만 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세월호 참사 2차 범국민촛불행동:천만의 약속'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구조작업에 나섰던 잠수사가 물속에서 구조하기 어려운 아이의 시신에 대고 '엄마가 기다린다. 올라가자'라고 했더니 거짓말처럼 아이가 올라오더라"라는 사연을 실어 작곡가 윤민석 씨가 '애들아 올라가자'라는 노래로 만들었고 가수 한선희 씨가 부르는 노래는 참가한 시민들의 마음을 또 울렸다. 유경근 대변인은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출발할 때부터 바로 지금 이 시간까지 한달이 넘는 모든 시간을 아무리 곱씹어보고 되돌아봐도 티끌만큼도 잘못한 것이 없는데 제 아이는 제 앞에 없고 저는 이 자리에 있다"며 "아직까지도 꿈이면 좋겠다"고 끝내 가시지 않는 비통함을 토로했다. 그는 "저희가 국민 여러분들께 서명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드렸다. 그랬더니 오늘 이렇게 전국에서 서명받아서 저희에게 전달해 주셨다"며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세월호마냥 침몰해 가는 그 순간에 서 있다. 대한민국을 내 아들 딸들이 영원히 살고 싶은 나라로 만들어야겠다. 그래서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앞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 이 자리에서 모든 최선을 다하겠다.특별히 잊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장동원 씨는 "많은 아이들 중 75명이 살아 돌아왔지만 그것도 잠시 친구들을 잃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고통받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또 "먼저 간 아이들의 한을 풀어주는 것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여러분들의 보여주는 꾸준한 관심인 것 같다"며 "여러분들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날 국민대책회의는 세월호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진행한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위한 1천만 서명운동의 1차 결과물인 50만명의 서명용지를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앞서 김영호 세월호 안산시민 공동대책위 대표는 "국민 모두가 유족이 되어서 모든 주의.주장을 내려놓고 유족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유족의 뜻을 따라달라"며 국민들에게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위한 행동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김영호 대표는 또한 "더 이상의 죽음은 없도록 시민이 지켜줘야 한다"며, "아이들에게 미안해 하지만 말고 행동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이어서 권오훈 KBS본부(새노조) 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세월호 참사에서 저희는 죄인이었다"며, "사고 초기에 조금만 제대로 보도했더라면 꽃다운 희생은 없었을 것"이라고 고개를 숙이고 "늦었지만, 부끄럽지만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권 위원장은 현재 사고 수습이 긴요한 팽목항과 안산을 제외한 모든 현장에서 제작진들이 철수해 제작거부 6일째를 맞고 있으며, 300여 명의 간부들이 보직을 사퇴하고 앵커, 특파원, PD 등 직원의 98%가 길환영 사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권 위원장은 지난 23일 KBS 새노조가 94.3%로 찬성으로 총파업을 결의해 KBS 이사회가 열리는 28일까지 길 사장의 사퇴가 결정되지 않으면 방송을 멈추는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알렸다.
권 위원장은 "세월호 희생자들이 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돌려 놓기 위해 국민만 믿고 안산분향소에서 유가족들에게 약속했던 데로 마지막 실종자를 찾는 순간까지 끝까지 하겠다"고 의지를 밝혀 참가 시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가만있으라 청소년 추모행진' 제안자인 양지혜 양은 '단원고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글에서 "이 세상은 그렇게 괜찮지 않은 세상이라는 것을 알게됐다"며, "여러분을 희생시켰던 '가만있으라'는 사회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도록 분노하고 행동하겠다. '가만있으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청소년으로서 더우기 가만있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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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와 명동 일대의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대열은 갈수록 늘어났으며, 연도의 시민들도 함께 구호를 외치고 사진을 찍는 등 호응해 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이날 오후 7시 40분경 집회를 마무리하고 종로2가 보신각을 거쳐 탑골공원 4거리, 한국은행, 을지로 입구역을 돌아 세월호 시민합동분향소가 있는 서울시청앞 서울광장까지 촛불행진을 펼쳤다.
보신각 앞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일부 대열이 대치하고 있는 동안 꼬마 아이들의 손을 잡은 엄마, 아빠와 중·고등학생, 20대 여성들과 젊은 연인들, 과천.고양 등 지역 주민단체 깃발로 모인 시민들이 다양하게 코스를 따라 행진했다.
종로와 명동 일대의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대열은 갈수록 늘어났으며, 연도의 시민들도 함께 구호를 외치고 사진을 찍는 등 호응해 왔다.
행진하는 시민들은 촛불과 함께 '박근혜도 조사하라!, '골든타임 뭐했나!', '박근혜 퇴진', '실종자를 찾아내라'라는 구호가 적인 피켓을 손에서 놓지 않고 연신 손동작과 함께 펼쳐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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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진하는 시민들은 촛불과 함께 '박근혜도 조사하라!, '골든타임 뭐했나!', '박근혜 퇴진', '실종자를 찾아내라'라는 구호가 적인 피켓을 손에서 놓지 않고 연신 손동작과 함께 펼쳐들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행진이 진행될수록 구호를 외치는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고 동작은 단호해졌다. 행진 대열은 9시 30분 경 서울광장 앞 프라자호텔에 도착해 30여분 정도 마무리 집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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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능한 정부가 단 한명도 구하지 못한 지금 현재 대한민국 '세월호'에서 탈출한 사람은 선장 박근혜 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이 자리에서 김인숙 민변 세월호특위 소속 변호사는 최근 청와대가 마치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로 '세월호'가 끝난 것 처럼 오도하는 홍보 동영상을 발표했다며, "무능한 정부가 단 한명도 구하지 못한 지금 현재 대한민국 '세월호'에서 탈출한 사람은 선장 박근혜 뿐"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인숙 변호사는 "온 국민이 세월호 참사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박 대통령만 국가안전처 신설과 국정원장, 국가안보실장 사직, 현재 16명 실종자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 해경의 해체를 발표한 것만으로 자신만 자유롭다고 한다"며 거듭 비난했다.
이어서 김 변호사는 "세월호가 우리 눈앞에서 점점 침몰해가고 수백명의 생명이 죽어가던 그 때 대한민국 선장인 박 대통령은 어디있었느냐"고 되묻고는 "세월호에서 제일 먼저 탈출한 선장을 살인자라고 단죄한 박 대통령은 정작 자신은 단 한 생명도 구하지 못한 미련하고 무책임한 정부의 상징인 대통령"이라고 '단죄'했다.
또한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말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고 하지만 유가족들의 면담요구도 불법시위라고 규정하고 시민들이 가슴에 단 노란리본을 불순세력의 식별표지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모든 국민에게 사과한 대통령이 왜 국정조사 대상이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그리고 '국민들의 준엄한 요구'라며 "박 대통령을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시키라"고 새누리당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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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행진 대열은 마무리 집회가 끝난 10시부터는 3천여 명으로 불어나 종로 2가 보신각앞에서의 대치가 과열되기도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한편, 이날 오후 8시경부터 청와대로 방향을 틀었던 일부 행진 대열은 마무리 집회가 끝난 10시부터는 3천 여명으로 불어났으며, 종로 2가 보신각앞의 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과열됐다.
경찰은 차벽과 병력으로 행진을 막고 이에 물러서지 않는 시민들을 향해 캡사이신 등을 발사하기도 했으며, 이 과정에서 전규석 금속노조위원장과 유기수 민주노총 사무총장, 송경동 시인을 비롯한 30여 명의 시민들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시민들을 방패로 밀어내는 과정에서 한 50대 남성이 정신을 잃고 넘어져 긴급 출동한 구급차에 실려 이송되는 상황도 발생해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은 25일 '청와대 앞엔 민주주의가 없는가'라는 제목의 규탄 성명을 발표해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적 참사의 '최종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한 발언이 거짓이 아니라면 청와대 앞 광장을 열어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청와대 방향 행진을 불허하는 것은 물론, 1인 시위라는 최소한의 표현마저 억압하고 있고 피켓을 들거나 구호가 적힌 조끼를 입고 걷는 것 조차 경찰이 막아선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민주노총은 청와대 주변은 성역이 아니며, 평화로운 방법으로 국민 누구나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만큼 매일 오후 2시 청와대로 향하는 1인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대책회의는 오는 28일 KBS 앞에서 길환영 사장 사퇴촉구를 위한 특별 촛불행동, 31일에는 3차 범국민 촛불행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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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광장 가운데 조문객들이 추모글과 함께 접은 노란색 종이배가 가득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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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광장 한켠에서 온라인 활동단체 '검은티행동'이 마무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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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종이피켓으로 도심 곳곳에 설치된 경찰차벽에 대한 항의표시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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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2가 보신각 앞 대치상황이 과열되는 가운데 한켠에서 대학생들의 정리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일부 수정-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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