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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우리가 바꿔야겠다”… 행동하는 시민들

“이제는 우리가 바꿔야겠다”… 행동하는 시민들
김여란 기자 peel@kyunghyang.com
 
촛불·행진·1인시위 나서
ㆍ주부 등 50여명 자발적 모임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ㆍ정부 감시 시민단체 결성 릴레이 피켓·추모 팔찌도

세월호 침몰사고 앞에서 안타까움과 미안함에 눈물만 흘리던 시민들이 “이제는 사회를 바꿔야 한다”며 행동에 나섰다. ‘세월호를 기억하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자’는 자발적인 모임이 생겼고, 연일 확산되는 추모 촛불집회에 더해 사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행진과 1인 시위들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오후 7시 퇴근한 직장인, 학생, 주부 등 시민 50여명이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 모였다. 전날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이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많은 이들이 괴로워하고 분노하지만 이를 표출할 틀이 없는 것 같다. 참사와 관련해 조그만 변화라도 만들 수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논의해보자”고 제안했다. 

“엄마라서 말할 수 있다”… 유모차 행진 ‘엄마들’도 세월호 대책 을 요구하는 행진에 나섰다. 30일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여성들이 ‘엄마라서 말할 수 있다. 질책이 아닌 대책을 원한다’ 등의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묵념으로 시작한 모임은 3시간 동안 이어졌다. 시민들은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정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시민단체 만들기, 릴레이 추모피켓 시위와 추모팔찌, 시민사회가 만드는 세월호 사고백서, 정부 발표를 그대로 보도한 연합뉴스에 지원하는 국비 예산 삭감 요구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방준영씨(29)는 “ ‘응답하라! 피켓터스’라는 소셜그룹을 만들어 페이스북 ‘좋아요’ 건수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릴레이로 1인 시위를 이어가는 프로젝트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송인광씨(31)는 “사망자가 늘고 시간이 지날수록 진도에 남은 가족이 줄어든다. 정부나 언론의 관심도 줄어들 텐데 이를 지속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참사를 보도하는 기자들 중 해상 사고에 전문성이 있는 이들이 없었다. 정확한 현장 상황과 정부의 발표 내용을 파악해 피해자 가족들에게 전달할 전문가들을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모인 시민들은 곧바로 다음 카페에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가칭)’을 만들었고, 이를 중심으로 정기 모임을 지속하며 활동하기로 했다. 오는 7일에 2차 모임이 열린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을 위해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고 있다. 지난 30일 오후 서울 홍대입구 인근과 명동에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 150여명이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침묵행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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