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에게는 가슴으로 부르는 세 명의 어머니가 있다.
낳아주신 어머니, 키워주시고 세 동생을 낳아주신 어머니, 그리고 지금 모시고 있는 어머니. 그래서 그에게 ‘어머니‘라는 단어는 특별하고 남다르다.
엄마, 황해도 연백에서 그를 낳으셨다. 곧바로 한국전쟁이 일어났고 ‘금방 돌아온다’는 얘기만을 남기고 아버지는 네 살 된 그와 함께 남으로 향했다. 하지만 철조망이 서로를 가로막으면서 어머니와 생이별을 했다.
엄마, 네 살 된 그를 두고 일터와 집을 오가는 생활이 힘들었던 아버지는 재혼을 선택했다. 이후 식구는 여섯으로 불었고 늘어난 식구를 부양하기 위해 아버지는 박봉의 말단 공무원직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약육강식의 사업세계에서 대쪽 같던 성품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고 경제사정은 더욱 나빠져 결국 또 한 번 어머니와 이별을 겪었다.
엄마, 고교시절, 또 한 분의 어머니를 만났다. 20여 년 전 병환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곁을 마지막까지 지켜줬고 어려운 경제사정에도 불구하고 배앓이로 낳은 자식들이 아닌 4남매를 정성껏 키웠다. 그 어머니가 바로 김진표가 매일 아침이면 문안인사를 드리는 올해 아흔이 되신 어머니다.
오늘, ‘엄마 밥상’이라는 곳에서 점심을 먹으며 김진표 의원을 잘 알고 있다는 사람이 들려 준 김진표의 세 어머니 스토리다.
가슴 아픈 남의 가정사에 펜을 드는 것이 잘하는 일인지 모르지만 김진표의 세 어머니 얘기를 듣고 있자니 슬프다. 그리고 전쟁과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던 우리네 슬프고 가슴 아픈 현대사와 오버랩 돼 ‘한반도’와 ‘민족’이라는 단어까지 연상된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단어 엄마.
하늘을 보며 엄마라는 단어를 세 번만 외치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사람이 없다는 단어 ‘엄마’.
살면서 힘들 때면 엄마를 세 번 부르고 남 모르게 눈물을 삼키며 참아왔을 김진표라는 분, 문득 ‘엄마 밥상‘에서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해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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