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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도 주목하는 풍수사상

 

서양도 주목하는 풍수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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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제희 < 대동풍수지리학회장 >
문화체육관광부는 2006년 우리 민족의 기저에 흐르는 문화적 특징과 민족문화의 정수를 찾기 위해 100대 민족문화 상징을 발굴해 선정했다.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공간·시간적으로 우리 민족의 동질감을 바탕으로 형성돼 온 문화 중 대표성을 가진 100가지 상징을 말한다. 태극기, 독도, 세종대왕, 김치, 효 사상, 한글, 길거리 응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망라했다.

동양학 3대 과목(사주학, 풍수, 한의학) 중 풍수가 유일하게 선정됐다. 이유는 풍수가 전통적인 환경사상이자 선조들의 삶의 지혜가 응축된 자연생태학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과학이 발달한 서양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학문적인 체계를 갖춘 최적의 주거입지론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양에서도 풍수이론이 확산되는 추세다. 서양인들이 동양 철학의 진수인 풍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한국 풍수의 국제화 혹은 풍수문화의 수출이란 과제를 푸는 단초를 제공한다. 서양인들은 풍수를 고대 중국인들이 자연 지형의 형상 속에서 도(道)의 원칙에 따라 조화롭게 연결한 학문이라고 보고 있다. 학문적인 체계를 갖췄으며 비교적 정확하게 우주의 질서와 이롭거나 해로운 요소들을 분석한 학문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사실 동양의 풍수지리는 우주의 질서를 논의하는 형이상학은 물론 생활 속에서 습득된 지혜를 담고 있다. 풍수는 학문을 위한 학문이 아니라 사람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증학문이다.

풍수에서는 건물을 지을 땅의 위치를 정하는 것은 한 개인이나 그의 가족, 후손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이다. 그래서 동양에서 바람과 물을 뜻하고 우주를 조망하는 도구인 ‘풍수’를 꼼꼼히 따진 것이다. 풍수에선 구릉지의 경우 지대가 낮은 곳이 집짓기에 좋은 장소다. 평지에선 주위보다 지대가 높은 장소를 선호했다. 이런 곳은 생활에서도 유용함이 검증된다. 바람과 추위를 막고 벌레를 피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풍수에서 최고 명당은 청룡과 백호가 만나는 곳이다. 베이징 주변에 있는 황실 무덤들은 전부 다 풍수를 따져 자리잡았다. 황실 무덤은 계곡이 산자락으로 바뀌기 시작하는 곳에 자리한다. 풍수에선 그런 곳이 좋은 기를 모으는 길지라고 믿고 있어서다.

풍수는 지형의 길흉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흉한 기운(살기)을 약화시키거나 막는다. 좋은 기운을 북돋는 비보의 지혜도 담고 있다. 나무를 심어 보기 싫은 경관을 차폐하거나 냇물의 흐름을 바꾸어 재물운을 높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둔덕을 깎아내거나 또는 높여 생기를 강화시키기도 한다. 마을 뒤쪽에 나무숲이나 대나무숲을 울창하게 조성하고 앞쪽에 연못을 파는 것은 경관을 아름답게 하려는 목적만이 아니다. 나쁜 기운을 막고 물리치려는 풍수적인 목적도 함께 있다. 중국의 전통 가옥은 앞마당 초입에 담벼락을 세운다.사람들이 집안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하는 기능 외에도 잡귀의 침입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고제희<대동풍수지리학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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