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수행단과 특사로 6․4 지방선거 출마를 앞둔 ‘친박계’ 의원이 속속 발탁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청와대 초청 만찬에서 한 ‘덕담’도 출마 준비 중인 친박계 의원들에게 유리하게 해석되면서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심’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17일 부산 벡스코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부산시장 출마를 사실상 공식선언한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은 24일 박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온두라스로 출국한다. 서 의원은 27일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서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당 사무총장으로 대선을 이끌었던 친박 핵심으로 꼽힌다.

앞서 지난 15일부터 인도․스위스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 수행단에는 친박계 이학재․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이 포함됐다.

이 의원은 순방이 끝난 후 25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인천시장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비서실장을 지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정 의원은 15일께로 예정했던 울산시장 출마 선언을 27일로 미루고 이번 순방에 합류했다.

이학재 의원과 정갑윤 의원은 각각 방문국 의회와 친선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연을 맺고 있다. 대통령 수행과 특사 등은 원내대표단과 청와대가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당내에서는 현직 의원이라고 하더라도 대통령의 각별한 관심이 없으면 수행단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인도 싱 총리와 한-인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 확대를 위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있다. 
@청와대
 

정 의원실 관계자는 “울산지역에서는 정 의원은 ‘유일한 친박계’라는 인식이 강해 이번 순방이 그런 인식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경선에서 한 표를 행사할 일반 국민에게는 감표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앞서 지난 7일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연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초청 만찬에서의 덕담도 회자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참석자 260여명과 일일이 사진을 찍으며 덕담을 나눴다.

만찬에 참석했던 의원들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케냐 특사로 다녀오느라 고생이 많았다”(정병국 의원) “지난 연말 아들 결혼식은 잘 치렀느냐”(신동우 의원) “언론 활동이 활발한데 잘 보고 있다”(이노근 의원) 등의 덕담을 했다고 말했다.

이노근 의원은 “박 대통령이 개개인의 가정사나 활동에 초점을 맞춘 덕담을 준비한 것 같더라”며 “박 대통령은 말은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속으로는 다 알고 챙기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산시장 출마를 앞둔 의원에 대한 ‘덕담’은 온도차를 보였다. 국제신문에 따르면 서병수 의원에게는 “부산에서 잘 하고 계시죠”라고 근황을 물었고 이진복 의원에게는 “국회를 잘 지켜 주셔서 고맙다. 자주 못봐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박민식 의원에게는 “복 많이 받기 바란다”고 의례적인 인사를 건네 지역 정가에서는 ‘박심’ 논란이 불거졌다.

서 의원과 이 의원은 친박계로 꼽히고 박 의원은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 공천을 반대했던 전력이 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당 내에서 ‘박심’이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덕담’은 정말 비정치적인 발언으로 봐야한다”며 “사실상 당일 출마를 선언한 박 의원에게 대통령이 ‘잘해라’ 할 순 없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축소했다.

‘박심’이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데는 친박계 출마 예상자들이 고전하는 상황도 배경이 됐다.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군 여론조사 결과 서 의원은 친이계인 권철현 전 주일대사보다 지지율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학재 의원은 삼선에 도전하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비교하면 지지율이 떨어진다. 정갑윤 의원은 울산시장 후보군 중 유일한 친박계로 분류되지만 김기현․강길부 의원과 치열한 공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