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2.21 11:24 | 수정 : 2013.12.21 14:07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을 딴 삼행시 건배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저녁 각 부처 장관들을 청와대 관저로 초청해 송년회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박근혜’ 건배사를 해 주목을 받았다.
현 부총리는 고(故)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남아공을 방문한 정홍원 총리를 대신해 이날 건배사를 했다.
현 부총리는 이날 건배를 제의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을 딴 삼행시로 건배사를 하겠다며 ‘박수 받는 대통령, 근심 없는 국가, 혜택 받는 국민’을 선창했다. 현 부총리는 “이 삼행시가 최근 시중에서 건배사로 유행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는 덕담으로 건배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청와대 인사들의 건배사로 자주 입에 오르는 것은 ‘태평성대’로 알려졌다. 정권을 성공시키자는 의지가 담긴 건배사다.
지난 2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새누리당 의원들의 만찬 자리에서는 ‘박수 받고, 근심 없애고, 혜택 받는 사람 많아지는 대통령이 되어달라’는 ‘박근혜’ 건배사가 나왔다.
박 대통령 본인은 ‘더불어’와 ‘이 모든 것을 위하여’라는 건배사를 즐겨 한다고 한다.
그럼 새누리당과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어떤 건배사가 오고 갈까.
새누리당 의원들은 집권당답게 단결과 국가 성공을 내용으로 한 건배사를 많이 한다. ‘개나발’(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소화제’(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다), ‘오징어’(오래오래 징하게 어울리자), ‘마당발’(마주 앉은 당신의 발전을 위하여), ‘사우나’(사랑과 우정을 나누자), ‘당나귀’(당신과 나의 귀중한 만남을 위하여) 등이 있다.
이에 비해 민주당의 건배사는 여의치 않은 최근의 정치적 입지를 반영한 것들이 주를 이룬다.
박지원 의원은 “민주당을 위하여”라는 건배사를 자주 한다. 박근혜 대통령 정부의 독주와 안철수 신당의 등장으로 계속 위축되고 있는 형편을 역설적으로 나타낸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최근 한 술자리에서 “민주주의를 위하여”라는 건배사를 했다.
문재인 의원은 별다른 내용없이 그냥 “건~배~”라고 하고, 안철수 의원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아 건배사를 하는 일어 별로 없다.
민주당에는 호남 출신 의원들이 많아 사투리 건배사들도 많이 한다. ‘거시기’(거절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기쁘게 먹자), ‘이게 술이여~아니여~그럼 뭐여~정이여’ 등이 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고위 공무원들의 사적인 술자리에선 ‘남행열차’라는 건배사가 오고 갔다고 한다. 노래 ‘남행열차’를 소재로 한 것이 아니라 ‘남보다 행동을 빨리하고, 열심히 해 차기 정부에서 살아남자’는 것이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에서는 ‘위하여(與)’, 야당인 한나라당에서는 ‘위하야(野)’라는 건배사가 유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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