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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칼럼] U-20 월드컵, 수원이 주관도시 돼야

 

[김종구 칼럼] U-20 월드컵, 수원이 주관도시 돼야
김종구 논설실장  |  kimjg@ekgib.com

   
 
축구만한 스포츠도 없다. 5일 밤에서 6일 새벽. 전국의 축구팬들이 잠을 설쳤다. 월드컵 조추첨을 보려고다. 우리에게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가 왔다. ‘최고의 조합’이라는 평이 나온다. ‘단군 이래 최상의 조 편성’이라는 흥분도 있다. 팬들의 마음은 벌써 6개월 뒤 새벽에 울릴 휘슬 소리에 가 있다. 그만큼 월드컵은 대단하다. 왜 올림픽에 앞서는 축제인지 알게 해준다. 11년 전, 우리가 바로 그런 축제를 했었다.

그런데 이날 흥분의 틈새로 쪼그라든 소식 하나가 있다. ‘2017 FIFA U-20 월드컵 대회’ 한국 유치 확정! 같은 브라질에서 불과 한나절 전에 타전된 뉴스다. 월드컵, 컨페더레이션 컵, 17세 월드컵과 함께 FIFA가 주최하는 4대(大) 대회다. 마라도나, 메시, 베베토, 호나우지뉴, 피구, 오언, 앙리가 이 대회를 통해 배출된 상품(商品)이다. 그만큼 시장성도 크다. 그런 빅 매치가 3년 뒤 한국으로 열리게 됐다.

문화+환경+열정=수원

자연스럽게 물려 들어가는 궁금증이 있다. ‘그럼 어느 도시에서 개최되는 건가’. 축구 협회는 지난 10월 도시별로 유치 신청을 받았다. 서울, 인천, 대전, 전주, 울산, 제주, 천안, 포항이 신청했다. 그리고 아주 다행스럽게 경기도 수원도 거기에 포함돼 있다. FIFA가 이 9개 도시 가운데 6곳을 선정해 2014년 말 확정하게 된다.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전주 개최 유력’이라는 발 빠른 기사가 전주발(發)로 떴다. 수원발 기사는 뭐가 돼야 할까. 고민했는데 ‘수원 개최 유력’은 아닌 듯싶다. 9개 후보 도시 중 6개를 뽑는 일-감히 당연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는-에 할애하기는 지면(紙面)이 아깝다. 더구나 11년 전 성인 월드컵 경기도 치러봤던 수원이다. 격(格)에 맞을 리 없고 양(量)에 찰 리 없다. 그래서 찾아본 격도 맞고 양도 채울 요구는 ‘U-20 월드컵’의 메인 도시가 되는 거다. 월드컵의 주관 도시다.

따지고 보면 수원엔 ‘당연히’ 그래도 좋을 근거가 여럿 있다.
첫째, 수원 월드컵이 문화 월드컵이다. 세계 기구-유네스코-가 선정한 화성(華城)이 있다. 한류 문화의 중심 행궁(行宮)도 있다. 대장금(大長今)으로 시작된 문화 수출의 핵심이다.

매년 다녀가는 외국 관광객만 130만명에 달한다. 국제대회가 상업적 계산으로 평가되기 시작한 건 오래다. 어느 대회를 막론하고 흑자 경영이 가장 중요해졌다. 이때 제일 큰 비중이 관광수입이다. 화성이야말로 흑자 월드컵을 제대로 보장할 준비된 자원이다.

둘째, 수원 월드컵은 환경 월드컵이다. 유엔 해비타트(UN HABITAT)가 인정한 생태교통 도시다. 9월 한 달간 차가 사라지는 실험이 수원 행궁동에서 있었다. 사상 최초의 이 실험을 세계가 주목했다. 이후 유엔 환경계획(UNEP)이 리브컴 어워즈에서 금상을 수여해 이를 인증했다.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 이후 모든 국제 대회는 환경 가이드 라인에 갇혀 있다. 그 조건을 UN으로부터 인증받은 곳이 바로 수원시다.

셋째, 수원 월드컵이야말로 열정 월드컵이다. 2009년 FIFA가 선정한 세계 7대 더비가 있다. 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 리버풀 대 에버튼, 아스널 대 토트넘…. 이런 쟁쟁한 더비 속에 ‘수원 대 서울’ 경기가 포함됐다. U-20 월드컵은 세계인에 중계되는 대회다. 텅 빈 관중석이나 교복 차림의 동원 관객처럼 민망한 그림도 없다. 수원 월드컵 경기장은 국내 리그에도 4만3천석의 맨 꼭대기까지 채워진다. 자발적으로 월드컵 열기를 보장할 유일한 곳이다.

세계가 선정한 문화 도시 수원이고, 세계가 인증한 환경 도시 수원이고, 세계가 공인한 축구 도시 수원이다. 자의적 판단에 의해 점수를 뻥튀기해내는 타(他) 후보지의 주장과는 객관성의 정도부터가 다르다. ‘문화 월드컵+환경 월드컵+열정 월드컵=수원 월드컵’이라는 공식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88 올림픽과 2002 월드컵의 중심은 서울이었다. 그 반복의 식상함을 벗어나 새로운 도시를 세계인 앞에 내놓을 요량이라면 그 도시는 당연히 수원이 돼야 한다.

서울 식상함 벗어나야

희망한다. 2017년 ‘U-20 월드컵’이 수원에서 개최되길 희망한다. 월드컵 주관 도시로 수원이 결정되길 희망한다. 지휘본부에서 방송 센터가 모두 집결하는 수원이 되길 희망한다. 수원의 관(官)과 민(民)이 함께 노력해 1년 뒤 그런 결과를 만들어 내길 희망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2017년 전 세계로 타전될 수천 건의 외신(外信) 에는 이런 송고(送稿) 표기가 따라붙을 것이다. ‘-From Suwon, Korea’(대한민국 수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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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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