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경기도내 자치
단체간 경계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생활권이 엄연히 다른데도 불구하고 소속 자치단체가 달라 불편을 겪고 있는 사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 영통동 일대 3만3천여㎡에 이르는 영흥공원 옆에 223가구의
아파트가 최근 입주를 마쳤다. 그런데 행정구역은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이다. 주민들은 영통의 황골마을 아파트와 인접해 있고, 학교도 5분 이내 거리에 있어 수원시로 편입시켜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용인시는 주민들의 피해는 알고 있지만 세수 인구 면적 등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어렵다는 반응이다.
건물 하나가 시도 간에 걸쳐있는 경우도 있다. 1만3천200㎡ 규모의 한 레저타운은 폭 1.5m의 인도를 경계로 경기도 양평과 강원도 원주로 나뉜다는 것이다. 레저타운 면적의 70%가 양평에 속해 있지만 본부
사무실이 원주시여서 공식 주소는 원주시다. 그래서
고객들은 같은 시설을 이용하면서
하루동안에도
수시로 경기와 강원
지역을 넘나든다. 수원시 곡반정동 일대도 택지개발을 하려 해도 화성시 땅이 '알박기'처럼 끼어 있어 애만 태우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의 과정에서 경계가 누더기처럼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 이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끼친다면 그들의 의사를 물어 과감하게 조정해주는 것이 마땅하다. 지방자치시대에 자치단체끼리 이기주의적 발상을 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선출직 단체장들이라지만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이며 땅은 대한민국의 재산이다. 인구나 면적이 줄면 얼마나 줄고, 세수가 줄면 얼마나 줄겠는가. 지난 해 의왕시와 수원시로 나눠졌던 의왕시 부곡동 왕송저수지의
관리주체가 관할 구역 변경으로 의왕시로 일원화된 모범사례도 있다. 양측이 서로 양보한 경계조정으로 저수지의 수질 개선과 함께 시민안전관리가 크게 개선됐다.
자치단체간 경계의 문제는 당사자들이 더 잘 알고 있기에 자치단체끼리 협의와 양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단체장들 역시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의무가 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정부와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이번 기회에 전국에 걸친 실태조사를 통해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경계조정의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지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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