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공장물량 수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고색3산업단지 조성과정에서 농지전용부담금 70억원을 물게 된 가운데 조성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 들어설 예정인 수원3산업단지 부지. 작은 사진은 장안구 정자동에 위치한 SKC 공장 전경. /하태황기자
수도권정비법상 기존에 있던 공장이 없어져야 새 공장을 지을 수 있는 '과밀억제권역'인 수원시가 공장물량 수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바람에 3산업단지 조성과정에서 내지 않아도 될 농지전용부담금 70억원을 물게 됐다. 특히 시는 이전의사를 밝힌 적도 없는 향토기업을 이전할 것으로 전제하고 산단조성계획을 수립, 결국 산단 일부를 5년째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권선구 고색동 645 일원 79만여㎡에 수원3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해 온 수원시는 2010년 5월 산단의 일부인 1단계 부지(65만여㎡)에 대해 실시계획인가를 받아 농지전용부담금 230억원도 감면받았다.

농지전용부담금은 농지를 다른 용도로 개발할 경우 개발행위자가 농지의 보전과 관리를 위해 한국농어촌공사에 납부하는 일종의 원인자부담 성격의 부담금으로, 시는 산단조성 과정에서 부담금 감면을 정부에 건의, 2010년 1월부터 2년간 한시적인 특례를 받게 됐다.

하지만 시가 공장물량 수급 차질로 사업 시행 5년이 다되도록 나머지 2단계 부지(14만여㎡)에 대해선 아무런 절차도 진행하지 못해 결국 특례기간까지 만료돼 70억원의 농지전용부담금을 물게 됐다.


당초 2004년 '2020 수원시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한 시는 장안구 정자동 소재 향토기업인 SKC 공장(14만㎡)이 이전할 것으로 전제하고, 2007년 11월 이 공장부지를 용도지역상 공업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바꾸도록 도시기본계획을 변경했지만 지금껏 SKC측은 단 한번도 공장이전계획을 거론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렇자 수원시는 영통구 삼성전자 주변 공장물량(50만㎡)을 산단으로 이전시켜 새로 배정받은 물량으로 산단조성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조차 현재 해당 지역 토지주들이 2020도시기본계획상 '상업 및 주거지역'으로 변경돼 있는 것을 공업지역으로 원상 복구해 달라고 시에 청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수원3산단 조성사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농지전용부담금은 애초에 300억원을 내야할 것을 시에서 건의해 일시 특례를 받았던 것"이라며 "기존 SK케미칼 공장이 이전하고 공동주택단지를 만들어 SKC도 장기적으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부동산 경기침체와 현 SKC 경영 호재로 이전 가능성이 희박해져 3산단 조성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최해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