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도지사 야당 후보에 대한 손학규계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일 지역정가 및 손학규측 관계자 등에 따르면 내년 지방선거에 대해 손을 놓다시피했던 손학규 계열이 손 상임고문 귀국 이후 경기도지사 후보와 관련한 논의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움직임이 주목되는 이유는 손 상임고문 및 계열이 가진 경기도내 위상 때문이다. 경기도 민주당 지형은 손학규계와 정세균계 및 친노계가 삼등분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권리당원·대의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지난 경기도당 위원장 경선 당시 세 계파에서 모두 후보가 나와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김태년(성남수정) 의원이 38.9%, 손학규계의 이찬열(수원갑) 의원이 30.5%, 정세균계의 이원욱(화성을) 의원이 30.0%를 얻는 등 박빙의 승부가 벌어졌다.

특히 이번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는 김한길 대표가 '당원중심'을 강조하면서 이전과는 달리 당원몫이 최소 50%는 될 것으로 보여 손학규계의 위력이 더욱 배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손학규 계열이 도지사 후보와 관련,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야당 후보지형에 '일대 격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복수 이상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세 가지 정도의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하나는 3선의 조정식(시흥을) 의원을 대표주자로 내세우는 방안이다. 조 의원은 경인일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좀 더 두고봐야 한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반면 조 의원쪽 한 관계자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후보를 내지 않고 막후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것이다. 손 고문측 한 관계자는 "손 고문의 최근 행보나 손학규 계열의 현실 등을 감안할 때 가장 유력한 방안"이라며 "경선 막판에 가장 유력한 후보 내지는 가능성있는 후보의 손을 들어줘 손학규계의 위상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는 제3의 길로 안철수 신당 후보 지지설이다. 손 고문측은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민주당내에서는 손 고문과 안철수 의원과의 연대설 등 최근의 정치 지형과 맞물려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손학규 계열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후보 문제에 접근하기 시작하면서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김진표(수원정)·원혜영(부천오정) 의원 쪽은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김 의원의 경우 최근 진행된 화성갑 보선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정세균계에 확실히 눈도장을 찍어둔 상태다.

여기에다 손학규계의 지지까지 더할 경우 날개를 달 수 있는 상태여서, 손 고문의 당 대표 시절 원내대표를 맡았던 각별한 인연 등을 강조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범친노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원 의원은 한때 손학규 계열에서 후보를 내기로 했다고 판단,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원 의원측은 손학규 계열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다각도의 방안을 모색중이다.

/김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