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궁동 생태교통, 한 달 잔치로 끝낼 일 아니다 | |||||||||||
[김훈동 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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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기간 내내 물론 행궁동 주민들의 불편도 많았을 것이다. 한 글자를 써도 지필묵(紙筆墨)이 있어야 하듯 숫한 날을 고생한 공직자들의 노고가 밑거름이 됐다. 언제 그 많은 사람들이 행궁동을 찾아올 것인가. 술이 아무리 독해도 먹지 않으면 안 취한다. 무엇이고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아무런 결과도 나타나지 않는다. 개막 당시 염태영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선거로 선출된 자치단체장이 주민들에게 불편을 감수하자고 요구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이라며 “어리석은 사람의 무모한 도전”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렇다. 생태교통, 세계최초의 도전이다. 하지만 도전이라는 문을 통과하지 않으면 넓고 새로운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없다. 말만 듣던 일을 해 냈다. 다리에 가지 않으면 절대 다리를 건널 수 없다. 두고두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뿌리가 깊이 박히면 가지도 많이 뻗는다. 행궁동, 다시 옛날로 되돌릴 것인가? 세계 최초의 생태교통마을로 거듭나 세계관광객이 찾아오도록 이어져 가게 만들 것인가? 모든 것은 행궁동 주민 스스로 결정한 일이다. 몇 백억의 엄청난 돈을 집중 투자하여 가꾼 생태교통마을이 아닌가. 한 달 잔치로 끝낼 일이 아니다. ‘마음도 하나, 가는 길도 하나다.’라는 속담처럼 한 마음으로 오로지 생태교통마을 일에 힘을 모을 때 가능하다. 쉽지 않은 일을 이루지 않았나. 그런 의미에서도 행궁동 4,500여 주민은 위대했다. 그 많은 관광객들이 행궁동을 왜 찾아왔을까. 뭔가 다른 지역과 ‘다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흔한, 아니 몸과 같이 따라다니는 차 없이 한 달간을 지내는 마을이었기에 그렇다. 빵빵거리는 자동차 경적소리에 깜작 놀래는 일도, 길을 걸으면 으레 차를 피해가는 일도 없었다. 도로는 차도가 아니라 인도(人道)가 되어 사람이 중심이 됐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였다는 무거운 이야기보다도 사람이 차 눈치 보지 않고 사는 세상을 맛보았다는 기쁨과 멋이 행궁동을 찾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함께 추억을 안겨 줬다. 한 번 만들기는 어려워도 무너뜨리기는 아주 쉽다. 행궁동을 차별화 하는 길은 차 없는 마을을 지속할 때 가능하다. 이제 주사위는 행궁동 주민들에게 넘어갔다. 이 달 안에 주민들이 제안하는 형식으로 토론회를 열어 앞으로의 교통체계와 도시재생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니 다행이다. 그렇다. 그간 행정이 주도한 생태교통을 이젠 주민이 나서야 마땅하다. 여러 가지 방법에도 불편은 따르게 마련이다. 개개인의 욕심에 사로잡히지 말고 크게 생각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좋은 풍속이 있는 마을을 선택해서 거주한다. 생태교통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친 행궁동의 ‘교통풍속’을 이어가야 한다. ‘대부분의 도시가 자동차를 선호하며 도시인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 미래교통 개념은 걷기, 자전거, 카쉐어링(car sharing) 등 지속가능한 경제적 이동수단이다.’ 세계45개국 95개 도시대표가 참가한 ‘생태교통 수원총회’ 선언문 중 하나다. 봄이라고 항상 번성하는 계절은 아니다. 무관심의 횡포는 언제나 어디서나 발전의 장애물이다. 과거 속에 사는 사람들은 미래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복종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은 거꾸로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기에 그렇다. 세계 생태교통의 중심마을, 행궁동 주민들의 선택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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