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화코스모스가 만개한 안산 호수공원.
55종 나무·야생초화류 18만본 식재
안산·화정천서 물고기 철새관찰 재미
갈대습지·산책로·광장·공연장 조화
청소년 놀이메카·가족쉼터 자리매김

광교, 일산호수공원 2배 202만여㎡
원천·신대 저수지 품은 야경 '백미'
계류장·거울못 '칠보' 그대로 예술
회색빛 도시 푸름 넘치는 치유 공간


예부터 요산요수(樂山樂水)라 했다. '논어(論語)'에서 유래된 이 고사성어는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란 의미였지만 요즘에는 산수의 경치를 좋아하는 것을 비유하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만큼 산과 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일 것이다.

실제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6조원이 넘는 대형 시장으로 몸집이 커지기까지 했다. 이런 사정에 회색빛 빌딩숲에서 자연을 벗삼을 수 있는 '호수공원'에 인파가 몰리는 것은 자연스럽다.

   
▲ 안산 호수공원 야경.
# 안산 호수공원

늦더위가 지나가고 파란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자꾸 어디론가 떠나기를 부추기는 가을이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기 위해 '안산호수공원'으로 산책을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

안산호수공원은 안산의 대표적인 공원으로서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고잔 새도시 안에 조성된 66만1천여㎡ 크기의 근린공원으로 은행나무 등 55종 10만2천주와 벌개미취 등 야생초화류 32종 18만본이 식재돼 있다.

2000년 1월 19일부터 한국수자원공사가 공사를 시작해 2006년 3월 26일 문을 열었다. 고잔 새도시가 건설되기 전부터 있던 고잔저수지를 보존하고 주변에 다양한 체육시설과 공연장, 광장, 갈대습지, 산책로 등을 꾸미는 방식으로 조성됐다.

안산호수공원은 예전에 사리포구여서 어선이 들어오고 횟집도 즐비했던 곳이었다고 하는데, 현재 이곳은 아파트 빌딩숲이 가지고 있는 답답함을 탈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족들간에 정신적 휴식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공원을 둘러싸고 안산천과 화정천이 흐르고, 두 하천이 모이는 곳에서는 여러 종류의 물고기와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공원 둘레에는 3.6㎞ 길이의 자전거 도로를 만들었고, 생태환경을 고려해 설계된 공원은 8차선 도로를 경계로 해 사동3공원과 사동4공원 등 2개의 공원으로 나뉜다. 두 공원은 보행용 육교로 연결된다.

사동3공원은 수변공간, 전망광장, 중앙행사광장으로 이뤄졌다. 수변공간은 18만2천여㎡의 호수를 비롯해 수변광장, 갈대습지 등이 있다. 호수 가운데는 높이 20m의 고사분수를 설치했다.

전망광장은 아트타일로 만든 김홍도 민화로 꾸민 조형가벽과 솟대 등을 볼 수 있다.

사동4공원은 체력단련장, 축구장, 농구장, 배구장 등 체육시설과 2만3천여㎡ 규모의 중앙광장에는 관람객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무대가 마련돼 안산은 물론 인근 지역 청소년들의 새로운 놀이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안산호수공원의 특징이라면 푸른 잔디와 넓은 대지, 그리고 다양한 주민 행사가 이곳에서 열린다는 것이다.

해마다 열리는 해바라기 행사와 환경의 날 행사 등 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리는 곳이기에 누구나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연인과의 데이트 코스로 가족의 나들이 코스로 적합한 안산의 호수공원을 추천한다.

   
▲ 광교 호수공원 야경.
# 수원 광교신도시 호수공원

광교는 한자로 광교(光敎)라 한다. 빛 '광'자에 가르칠 '교'다. 태조 왕건이 산자락에 반짝이는 빛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 해 광교로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광교 호수공원은 202만여㎡ 크기의 대형 호수공원으로, 동양 최대 규모의 인공호수인 고양 일산호수공원의 2배가량 크기다.

원천저수지와 신대저수지를 품고 있는 광교 호수공원은 신도시 개발과정에서 광교의 고유성을 최대한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제방과 웅덩이, 물너미 등은 보존하면서 도시민들의 여가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광교 호수공원의 백미인 야경은 이런 설계가 반영된 결과다.

태조 왕건처럼 큰 깨달음은 아닐지라도 현대인들 역시 반짝이는 호수를 보며 바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정말 소중한 게 무엇인지' 주변을 돌아보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7㎞의 광교 호수공원 둘레길을 한가로이 거니는 시민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광교 호수공원을 찾았다면 꼭 봐야 할 것이 7가지 있다. 광교 호수공원 칠보(七寶)다.

첫 번째는 수상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계류장이다. 광교신도시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사랑을 받았던 원천유원지의 '오리배' 등을 탈 수 있는 계류장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디자인했다.

   
▲ 원천저수지를 품은 광교 호수공원 둘레길.
아직 수상 놀이기구는 탈 수 없지만 계류장에서 바라보는 저수지의 풍경은 단연 으뜸이다.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하는 비경은 사진 동호인들로부터 사랑받는 장소다.

두 번째는 신비한 물너미. 수면보다 낮은 공간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신비로움을 안겨준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꽃과 나무들도 호수공원의 보물이다. 요즘에는 붉은 열매가 익는 '남천'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흔히 길갱이라 불리는 수크령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사이 절정의 모습으로 시민들을 반긴다.

네 번째는 거울못이다. 거울못에서는 일곱 빛깔 무지개를 볼 수 있는데 주변 분수에서 흩어져 나오는 물방울들이 만드는 것이다. 못 위로는 주위 풍경을 머금은 물이 비춰 흔들린다. 그래서 거울못이다.

이 밖에 작은 분수가 큰 분수와 어울려 은은한 물안개를 뿜어내는 물보석 분수와 푸른 나무를 한없이 바라볼 수 있는 어번레비도 꼭 봐야 한다.

광교 호수공원의 마지막 보물은 전망대다. 계단을 오르면 원천저수지의 아름다움이 눈앞에 펼쳐진다. 광교신도시를 데칼코마니로 찍어낸, 자연 그대로가 예술이란 말을 실감한다.

특히 파란 빛을 멀리 퍼트리는 듯한 하늘과 맞닿은 호수공원은 시름을 잊게 한다.

박순호 경기도시공사 고객홍보처장은 "인공적인 호수공원은 엄밀히 말하면 자연으로는 볼 수 없지만 회색빛 도시 속 푸르름을 안겨 주는 게 바로 호수공원의 순기능"이라며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치유, 안정 등이 호수공원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 '꽃과 호수의 도시' 고양시의 상징인 일산호수공원에서는 13일까지 '2013 고양 가을 꽃 축제'가 열린다. 사진은 가을을 맞은 일산호수공원의 정경.
동양최대 인공호수 주말 소규모공연 다채
13일까지 열리는 '가을꽃축제' 가볼만
인근 '라페스타' 쇼핑·먹거리 체험 덤

숲속 개울가 거니는듯 자연스런 정경 일품
복잡한 세상사 잊고 호젓한 분위기 만끽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 여유도

#고양시 장항동 일산호수공원


일산신도시가 조성되며 함께 만들어진 고양시 장항동 일산호수공원은 '꽃과 호수의 도시' 고양시의 마스코트다. 공원 전체 면적은 103만4천㎡, 호수면적만 30만㎡로 인공호수로는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미 영화나 TV드라마에 비친 일산호수공원의 정경에 마음을 뺏긴 이들도 많을 터.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는 일산신도시 주민들이 호수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하지만, 많은 경기도민들이 끼와 재능을 펼치는 공간이기도 하다.

주말마다 공원 곳곳은 일산신도시 주민들뿐 아니라, 인근 지역민들이 펼치는 소규모 공연들로 한층 더 다채로워진다. 돌계단 위에서 보드로 아찔한 묘기를 펼치는 이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공연을 하나도 보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전통정원과 인공폭포, 조각공원 등 공원내 다양한 볼거리가 눈을 즐겁게 해준다.

바람이 서늘해진 지금도 그렇지만, 여름철 '노래하는 분수'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만점이다.

하늘로 솟구치는 물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가운데로 몰려들어 장난을 치는 아이들이 가득한 이곳 분수는 일산호수공원의 또 다른 명소로 자리잡았다는 평이다.

공원 안에 있는 자연학습원은 도심 속 아이들에게 훌륭한 생태학습공간이 된다.

인근에 있는 선인장전시관에는 흔히 볼수 없는 신기한 선인장들도 많아 공원을 찾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꽃과 호수의 도시' 고양시의 상징답게 꽃전시관에서는 계절마다 울긋불긋한 꽃들을 만날 수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무지개색으로 채워준다.

특히 장미로 가득한 정원은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장소로 유명해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곳이다.

13일까지는 공원에서 '2013 고양 가을 꽃 축제'가 열리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꽃과 호수의 도시' 고양시답게 타화와 코스모스 등 가을꽃들과 호수의 아름다운 정경이 어우러져 입소문만으로 많은 이들이 공원을 찾고 있다.

일산호수공원을 둘러본 후, 인근에 있는 라페스타에서 쇼핑을 즐기면 금상첨화다. 우리나라 최초의 스트리트형 쇼핑몰인 라페스타에는 영화관과 음식점들도 함께 들어서 있다.

영화를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공원을 둘러보느라 지친 발걸음을 잠시 쉬게 해주는 것도 좋다.

공원만으로는 무언가 아쉽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킨텍스를 방문해 다양한 전시회·박람회로 더욱 알찬 주말을 보낼 수 있다.

12일까지는 전국 곳곳에서 모인 우수상품 2만여개를 품목별·주제별로 전시하는 '2013 G-FAIR KOREA'와 예비창업인들을 위한 '2013 대한민국소상공인 창업박람회'가 열린다.

   
▲ 숲속 개울가를 거니는 듯 고요한 정경이 마음을 이끄는 운정호수공원의 모습.
#파주시 와동동 운정호수공원

일산호수공원이 다채로운 주말을 보내고 싶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파주시 와동동 운정호수공원은 복잡한 도심 속 생활을 잠시 잊고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일산호수공원처럼 운정신도시 조성과 더불어 만들어진 곳으로, 아직 보수·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생태공원으로서 모습을 잘 만들어간다면 일산호수공원과 더불어 경기 북부지역의 명소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거세다.

72만6천㎡ 규모로 조성된 운정호수공원에서는 인위적으로 자아낸 모습보다는 숲속 개울가를 거니는 듯 자연스러운 정경을 느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곳곳에서 몰려드는 인파에 오히려 더 피곤한 주말을 보냈다면, 아직은 '숨은 명소'인 이곳 운정호수공원에서 유유자적한 주말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공원 내 코스모스밭은 마치 '가을동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코스모스를 볼 수 없는 계절에도,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계단식으로 이뤄진 테라스가든에 계절마다 꽃들이 한가득 피어있기 때문이다. 대형 인공폭포인 공릉폭포 역시 운정호수공원의 자랑거리다.

1천석 규모의 공연장인 아쿠아프라자에서 물줄기 위로 펼쳐지는 영상에 환상적인 기분을 느낄 수도 있고, 주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끼는 것도 좋다.

산책로를 따라 호숫가를 걷다보면 닿게 되는 스카이브릿지에서는 공원의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호수 안에 있는 인공 식물섬에는 황조롱이를 본따 만든 '황조롱이 분수대'가 있는데, 날개와 꼬리 뒤쪽으로 분사되는 물줄기와 더불어 아름다운 음악이 하모니를 이룬다.

10m 높이의 곡선분수가 하늘을 가로지르는 모습은 운정호수공원의 '백미'로 꼽힌다. 바닥 곳곳에서 물줄기가 솟구치는 소리천 바닥분수 역시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어린왕자 벽화로 유명한 유비파크에서는 파주 운정신도시의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별이 총총하게 떠있는 밤하늘 아래에서 고요한 호수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어린왕자가 된 듯한 순수함에 젖을 수 있다는 평이다.

공원 안에 있는 '충열의 집'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향토유적 제21호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는 이곳은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조선이 청나라에 패하자, 적군에게 붙잡혀 치욕을 당하는 것보다 죽는 게 낫다며 분신한 상원군 이세령과 뒤를 이어 순절한 가족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곳이다.

/김민욱·이경진·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