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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땅 54% 빗물 안빠진다.

 

서울땅 54% 빗물 안빠진다.

전국땅은 7.9%…청계천은 71.5%나
1970년대 비해 2.6배 늘어나
도시침수·열섬화·수질고갈 불러

우리 국토의 7.9%가 건물, 콘크리트, 아스팔트, 보도블록 등으로 덮여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 지면’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 국토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산지와 내륙 수면 등을 빼고 계산하면 이 비율은 22.4%에 이른다.

환경부는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용도지역·지구도, 수치지적도 등을 활용해 전 국토의 불투수 면적률을 조사한 결과, 1970년대에 비해 2.6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7.9%로 집계됐다고 7일 발표했다. 불투수 면적률은 유역 내 하천의 수질과 수생태계 건강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지표이지만, 지금까지 현황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조사 결과, 전국에서 불투수 면적 비율이 가장 높은 지자체는 경기도 부천시로 나타났다. 부천시는 전체 지표면의 61.7%가 건물, 도로, 광장 등으로 덮여 빗물이 스며들 수 없는 상태였다. 그 다음으로 서울시 54.4%, 경기 수원시 49.3%, 전남 목포시 46.3%, 경기 광명시 43.9% 등이 뒤따랐다. 불투수 면적률이 낮은 지역은 인제군 1.5%, 화천군 1.7%, 정선군 1.8%, 영양군 1.8% 등 주로 산지 비율이 높고 개발이 덜 이뤄진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지자체들로 나타났다.

4대강 유역별로 보면, 117개 중권역 가운데서는 한강 서울 권역이 35.6%로 불투수 면적률이 가장 높았고, 부산 수영강 권역 31.8%, 한강 고양권역 26.7%, 울산·양산의 회야강 권역 24.2% 순으로 나타났다. 850개 소·권역 단위에서는 서울 청계천 유역이 71.5%로 가장 높았고, 인천 공촌천 67.3%, 서울 안양천 하류 66.5%, 서울 홍제천 합류 전 61.5%, 대구 진천천 61.0% 순으로 높았다.

국내외 연구 결과를 보면, 불투수 면적의 확대는 자연의 물 순환구조를 왜곡해 도시 침수를 일으키고, 수질 악화, 하천 생물종 다양성 저하, 지하수 고갈, 도시의 열섬현상 심화 등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선진국들에서는 불투수 지면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개발사업이나 건축물의 불투수 면적에 비례해 부담금을 물리는 빗물요금제, 유역 내 불투수 면적의 상한을 설정해 관리하는 불투수 면적 총량제 등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와 같은 불투수 면적 관리 제도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