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망스러운 박근혜 리더십 |
하지만 그가 선거 뒤에 보여준 리더십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국민의 감성을 자극해 표를 얻는 데는 유능할지 모르지만, 과연 스스로 민주사회의 지도자에 걸맞은 의지나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들게 할 정도다.
박 위원장은 총선 이후 당내 긴급 현안으로 등장한 김형태·문대성 당선자의 성추행·논문표절 의혹을 풀어가는 태도에서 그 특유의 권위주의·소통부재의 리더십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공천 과정에서 모든 후보의 흠을 낱낱이 검증할 수는 없겠지만, 사후 심각한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공천 책임자로서 그에 대한 사과 한마디조차 없다. 마치 잘못은 당사자들에게 있으니 자진 탈당이나 출당을 시키면 ‘만사 오케이’라는 자세이다.
애초 법적 공방이나 국민대의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자는 방침을 밝힌 데서는 선거가 끝났으니 국민 여론엔 신경 쓰지 않겠다는 독선마저 느껴진다. 이들의 처리 대책을 묻는 보도진의 질문에도 ‘전에 말한 대로’, ‘대변인이 말한 대로’라는 외마디로 말문을 차단하기 일쑤다. 문 당선자가 탈당 기자회견을 번복하며 그의 발언을 인용하자 즉각 출당 윤리위를 소집한 것은, 논문표절의 심각성 때문이 아니라 ‘어디 감히 나를 끌고 들어가느냐’는 노여움의 발로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선거 이후 그가 주요 현안에 대해 보이고 있는 태도다. 선거 때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해 해법으로 제시한 권재진 법무장관 사퇴와 특검 도입은 이제 목소리조차 찾아볼 수 없다.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지하철 9호선의 일방적 요금 인상 공표와 맞물려 논란이 커지고 있는 케이티엑스(KTX) 민영화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비대위에서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히고도 국토해양부가 정작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이 시점에선 가타부타 말이 없다. 언론사상 가장 길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문화방송·한국방송·와이티엔·연합뉴스 등의 파업사태에 대해서도 ‘강 건너 불구경’하는 자세다.
선거 이후 새누리당 안에선 “이제부터 우리나라엔 대통령이 2명”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그만큼 박 위원장의 국정 책임이 커졌다는 뜻일 게다. 하지만 그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 걸림돌이 되거나 안 지키는 사람이 있다면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며 군기 잡기에만 신경을 쓸 뿐, 약속이 무엇인지는 벌써 잊어버린 것 같다. 미래권력은 추상적인 말이 아니라 당면한 현안을 풀어내는 구체적인 실천에서 나온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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