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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모태 '선경 수원공장' 흉물 방치

 

SK그룹 모태 '선경 수원공장' 흉물 방치
지역 슬럼화 부추기는 주범 전락…공장부지 10년째 폐가단지로
데스크승인 2013.07.29     
   
▲ 28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선경직물 수원공장 부지 내 건물들이 외벽 유리창이 깨지거나 벽면이 검게 그을린 채 방치돼 있다. 강제원기자/jewon@joongboo.com

국내 기업 재계 3위인 SK그룹의 모태(母胎)이자 수원의 60~90년대의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던 ‘선경직물(현 SK 케미칼)’ 수원공장이 공장 폐쇄 후 수 십년간 아무런 대책 없이 방치돼 있다.

한국 근대산업사의 유산으로써 보존돼야 할 곳이 현재는 도심 내 흉물로 방치돼 지역의 슬럼화를 부추기고 있는 주범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28일 수원시와 SK 등에 따르면 권선구 평동 4―11번지 일대(36만㎡) 선경직물 수원공장은 지난 1953년 선경(현 SK그룹)의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이 기존 직물 공장을 인수해 창업한 곳이다.

SK는 수원 평동공장에서 직기 20대로 시작해 오늘 날 매출 158조원, 수출 600억달러, 8만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 1998년 외환위기(IMF) 위기를 겪은 뒤 섬유산업이 사양화되면서 수원공장은 지난 2003년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119명의 직원들에 대한 정리해고를 끝으로 문을 닫았다.

이후 수원 공장과 부지는 10년이 넘도록 아무런 관리 대책없이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실제 현장 부지에는 선경직물의 본관과 사무동, 공장으로 사용됐던 건물들이 자리해 있고, 건물 내부에는 작업에 사용됐던 집기 일부가 그대로 남아 있다.

하지만 건물 외벽 유리창들은 모두 깨진채 방치돼 있고, 검게 그을린 건물 벽은 마치 거대한 폐가 단지를 형상케 하고 있다.또 공장주변 도로와 인도는 형태를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훼손돼 있고, 깨진 보도블럭 틈 곳곳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는 실정이다.

공장 인근 지역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주변 식당들은 대부분 문을 닫은 채 빈 건물로 남아 있고, 공장 바로 옆 부지에는 판자촌이 형성돼 있는 등 지역이 낙후돼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한국 근대산업의 발상지가 도심 경관을 훼손하고 있는 것은 물론 지역의 슬럼화를 부추기는 온상으로 전락해 주민 불편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민 정모(73·여)씨는 “공장이 가동될 때는 매일 밤 불이 환하게 켜 있었지만 지금은 가로등 2개에 40여 가구가 의존하고 있다”며 “밤에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에 무서워서 돌아다니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역민들이 겪고 있는 불편에 대해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기업과의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지역개선사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천의현기자/mypdya@joong이oo.com